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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고수익 ELS의 유혹]혹하는 금리…'하이리스크 하이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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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넷플릭스 등 우량주에 지수까지..고수익ELS '눈길'

코로나19사태, 시장 변동성 예측못해

고위험상품 ELS, 기초자산·녹인레벨 등 꼼꼼히 따져야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성전자,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등 주요국 지수와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10% 이상 고수익을 주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잇따라 발행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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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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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애플·엔비디아 등 해외 주식 기초자산…고수익 ‘봇물’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세계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3월 둘째주 이후 ELS 발행규모 상위 5개사가 발행한 ELS 수익률이 최저 연 9%에서 최고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발행된 ELS가 주로 연 5~7%대 였음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이밖에 키움증권은 이달초 연 30% 수익률을 제시한 ELS를 발행한데 이어 이날 연 28% 수익으로 설계된 상품을 출시했다.

ELS는 개별기업의 주가나 주가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약정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S&P500, 유로스톡스50(Eurostoxx5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코스피200 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지수형과 삼성전자, 애플, 넷플릭스 등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이 있다. 지수와 종목을 혼합한 형태로도 발행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쿠폰을 제시한 상품은 주로 종목형 ELS다. 지난 8일 NH투자증권이 미국 월트디즈니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19514회차)는 연 수익률이 17.80%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 ELS(26988회차)도 연 목표수익률이 14.22% 수준으로 엔비디아와 애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지수형 ELS의 수익률도 높아졌다. 지수형은 주로 5~7% 쿠폰(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10% 이상도 눈에 띈다. 삼성증권 ELS(24185회)는 HSCEI·니케이225(NIKKEI225)·S&P500를 기초자산으로 연 수익률 13.20%를 제시하기도 했다.

ELS 수익률이 높아진 것은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주요 종목과 주요국 증시들의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ELS는 가입한 금액의 일부는 미래 특정 시점에 약속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상품인 옵션 매도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으로 운용한다. 따라서 주가 변동성이 클수록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증시와 일부 대형 우량주가 30% 이상 하락하면서 고수익 쿠폰의 상품을 설계할 수 있었다는 소리다. ELS의 기초지수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유로스톡스50의 경우 2월 중순 3800선에서 3월 중순 2300선까지 미끄러지면서 38% 급락했다. 연 30% 수익을 제시한 ELS의 기초 종목 중 하나인 테슬라의 경우 2월 917달러까지 올랐던 주가가 3월 361달러까지 60% 이상 떨어졌다가 최근 818달러로 126%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3월과 4월 글로벌 지수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쿠폰 수익률이 높아졌다”면서 “ELS는 옵션형 상품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때 옵션 프리미엄이 늘어나는데 이에 따라 쿠폰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예측 어려워…ELS 투자시 꼼꼼히 따져봐야

ELS는 기초자산 주가가 일정 범위에 있으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비교적 중위험 상품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주가가 급락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면 투자 적기로 볼 수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시장이 일부 반등하긴 했지만 유럽이나 홍콩 등은 작년 말 대비 8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만큼 일부 ELS는 손실구간에 진입할 확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안정성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금융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2차 폭락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ELS에 섣불리 가입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ELS는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스텝다운형’으로 출시되는데 일정 기간마다 주가를 평가해 조건에 충족하면 조기 상환 기회가 제공되는 형태다. 약정 기간 중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 아래로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 3월에도 유로스톡스50 등 각국 주요 지수가 30% 이상 급락하면서 일부 ELS가 녹인구간에 들어가면서 원금손실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저금리시대에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고위험 파생상품이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주요 지수들이 작년 말 고점을 70% 가까이 회복했기 때문에 ELS 같은 고위험 상품에 투자할 때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변동성이 잦아들고는 있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시장이 급변동할 수도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수나 종목 등 기초자산의 향후 전망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등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증시가 낙폭을상당부분 회복했고 최근 들어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2차 급락장이 올 여지도 남아있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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