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포럼…보수·진보 전문가 '엇갈린 평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제1회 전파(前派)포럼 |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효과적 억제력을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남북 협력은 공허하다."(윤덕민 한국외대 교수)
"평화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야 한다."(김기정 연세대 교수)
보수·진보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제1회 전파(前派)포럼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교수는 최근 북한이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강조했음을 거론하며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거의 완성하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쪽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남북 간 철도 연결이나 금강산 관광 등은 공허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도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셀프 봉쇄'에 들어갔다며 "그런 상황에서 남북 협력을 얘기하는 게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인데도 '할 수 있는 것부터 한다'면서 남북협력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윤 교수는 이어 "정부는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효과적 억제력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제재를 해소하면 북한이 무언가를 할 것이라는 환상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김기정 교수는 미국은 '비핵화 뒤 평화'를 추진한다며 "그렇게 되면 북미 협상이 끝날 때까지 한국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 과정에서 북한을 촉진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서 촉진하자, 즉 평화를 통해 비핵화와 같이 맞물려서 가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남북협력을 통해 정체된 북미협상에 활기를 불어 넣고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자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비핵화를 하기 위한 노력은 당연히 해야겠지만, 남북관계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같이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현 정부 들어 대북 군사대비 태세가 약화했다는 보수측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 전력들을 배치하고 있다"면서 "군사적인 안정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기정 교수는 또 한반도 정세에 대해 2017년을 '위기', 2018년을 '희망', 2019년을 '인내'의 해였다고 평가하며 올해는 '돌파'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개별관광과 보건의료 분야 협력, 철도 연결 등을 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보수 성향인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과연 지금이 돌파의 시기인가"라며 "우리가 과연 신뢰할 수 있는 대북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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