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이용수 인권운동가에 대한 비난, 공격 자제해달라”
정의기억연대, 전국여성연대 활동가 등 참석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제1441차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수요일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1441차 수요집회가 진행됐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수요집회 경과보고에서 “지난 한 주는 고통과 좌절, 절망과 슬픔의 시간이었다”며 “보수단체의 무차별 고소·고발에 지난 20~21일 양일 간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몸이 편치 않으신 길원옥 할머니가 계시는 마포 쉼터에까지 (검찰이) 들이닥쳤다”고 했다.
이어 “외부 회계 검증 절차를 추진하며 감사 자료를 준비하는 중이었고 공익성·전문성·투명성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누누이 약속한 뒤였다”며 “자료를 임의제출하기로 검찰과 합의한 터라 (압수수색에) 충격과 서글픔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용수 인권운동가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경으로 지켜봤다”며 “마음이 아프고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이사장은 “그 깊은 고통과 울분, 서운함의 뿌리를 우리 모두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자의 고통이 지금도 해소되지 않고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돌아보며 재점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수 인권운동가에 대한 비난과 공격은 제발 자제해 달라”며 “그것이야말로 운동의 의미와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의 발언은 이 할머니의 최근 기자회견 후 일각에서 배후설이 나오는 등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운동을 시작한 바로 그 시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오늘 수요시위에 섰다”며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부디 더 이상의 억측과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 달라. 이 끔찍한 광풍의 칼날 끝에 무엇이 남을지 제발 깊이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에도 매주 수요집회를 열고 지지하는 시민들은 현장에 나와 힘을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서는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등 보수단체들이 정의연 및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정의연 전 이사장)을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열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마포 ‘평화의 우리집’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윤미향 당선인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회계담당자까지 조사한 만큼 조만간 윤 당선인의 소환 조사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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