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4일 당시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64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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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강도높은 기자회견 이후 사람들 시선은 자연스럽게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의 한복판에 선 윤 당선인은 여전히 ‘침묵 모드’다.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 이후 26일 기준으로 8일째 두문불출이다. 민주당이 27일 잡아둔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177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 참석할지도 불투명하다.
윤 당선인이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윤 당선인 아파트에는 별다른 인기척이 없는데, 일각에선 수원 자택에 아직 머무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입주하기로 돼 있는 국회의원회관 530호 사무실에서도 윤 당선인을 만나볼 수 없다.
당선 직후 하루 평균 4~5건의 게시글이 올라오던 페이스북은 지난 2주간 소식이 끊겼다. 윤 당선인 남편이 운영하는 경기 지역 신문사 사무실도 불이 꺼진 채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윤 당선인은 여성운동계 활동 이력이 있는 극소수 일부 의원들과 제한적인 접촉을 할 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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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입장 표명 빠를수록 좋다”
민주당의 공식 기조는 26일까지도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 국세청 등 조사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박성준 원내대변인)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파트 매매자금 문제, 개인계좌를 통한 모금문제 등 윤 당선인 본인에게 제기된 것들에 대해 거래내역을 다 보고 맞추고 있다고 한다”며 “다 정리가 돼서 얘기해야지 불쑥 해놓고 뒤집어져서 박살나고 그럼 안 되지 않는가. 그러니까 그렇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입장 표명 시점에 대해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윤 당선인이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30일 이전에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용수 할머니가 말씀을 하셨으니 윤 당선인도 입장을 머지 않아 내는 게 순리일 것”이라며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입장을 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왼쪽)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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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윤 당선인이 입장 표명을 하는 자리에서 사퇴 선언을 할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윤 당선인이 회계부정 의혹 등에 대한 소명을 내놓고 여론과 검찰수사 동향을 좀더 지켜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윤 당선인을 향한 여권의 기류는 ‘엄호’에서 ‘관망’ 쪽으로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의혹은 소명해야 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30년 위안부 피해자 운동을 폄훼하지 말라”던 그 동안의 메시지와는 다소 결이 다르게 해석됐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나. 본인이 생각할 때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다면 스스로 결정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동료 의원 15명과 공동으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려는 운동을 폄하하려는 부당한 공세”라며 윤 당선인을 옹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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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운영 마비될 정도 혼란 지속”
정의기억연대는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의혹 제기 이후 단체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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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역시 윤 당선인의 길어지는 침묵에 피로감이 쌓인 듯한 모습이다. 정의연은 안성 쉼터 논란 이후 “윤 당선인이 직접 나서 입장을 발표하고 해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현 이사장과 사무총장 등 임원진 대부분이 정의연 활동 경력이 짧아 여러 의혹들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조차 힘든 여건이라고 한다.
정의연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한ㆍ일 위안부 합의 사전인지 논란과 후원금 유용 논란, 안섬 쉼터 매입 등이 진행되던 시기엔 지금 있는 정의연 멤버들 대부분이 다른 활동을 하고 있었고 윤 당선인이 단독으로 처리한 일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재촉하듯 윤 당선인에게 제발 공식 입장을 내 달라, 해명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전했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의 신뢰 관계는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정의연 활동가는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 한 달 가까이 단체 운영이 마비될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런 흐름이 자칫 위안부 피해자 활동에까지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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