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하 교수.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가 이토록 심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 쌓아온 게 대의나 활동만이 아니라 돈이기도 했다는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주목되어야 하는 건 인맥”이라고 주장했다.
━
"운동이 종교가 됐다" 비판
박 교수는 “정의연의 인맥은 정치와 언론과 학계와 시민사회에, 그리고 젊은이들 세계에까지 깊고도 넓게 퍼져 있다”며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를 서슴없이 내뱉는 이들은 인맥적 주류의 중심이라기보다 주변에 있는 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위로해 온 건 위안부라기보단 자신의 양심”이며 “이들이 지지한 건 할머니가 아니라 운동 자체였다"고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 교수는 "그 결과로 운동은 세계 규모가 되었지만, 할머니들은 그 에너지의 분량만큼 소외됐다. 수천 명을 동원해 이루어진 김복동 할머니의 거대했던 장례식은 바로 그런 정황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위안부 연구와 운동의 중심에 선 이들은 이 분야에 “인생을 건” 이들이라며, “슬프게도 이들의 믿음이란 사실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운동이 종교가 된 이유”라며 “할머니들에 대한 관심보다 소녀상에 대한 열기가 높았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유하 교수가 26일 게시한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소수자 목소리 보호돼야"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거절해왔다는 박 교수는 자신이 입장을 밝힌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할머니의 첫 번째 기자회견 이후 말을 아꼈다. 정의연과 윤미향에 대한 약간은 가혹해 보였던 공격에 가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어렵게 목소리를 낸 할머니가 공격받고 나눔의 집 고발자들의 신변이 위태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나도 제대로 발언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들을 보호해야 하니까. 그들이 나처럼 배제되고 억압받는 일이 또 있어서는 안 되니까. 무엇보다, 소수의 목소리가 보호되고 존중되어야만 좋은 사회니까"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
2심서 위안부 피해자 명예훼손 유죄
박 교수는 2013년 발간한 『제국의 위안부 -식민지 지배와 기억의 투쟁』에서 정대협의 운동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책에서 "지원단체(정대협)가 말하는 '당사자'들이란 어디까지나 지원단체의 생각에 따르는 이들에 한정될 뿐"이라며 "'당사자'는 하나가 아니지만, 지원단체와 의견을 달리하는 '위안부'들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책에서 박 교수는 또 "'정대협의 생각'과 다른 말을 하는 이들은 단순히 비판받는 정도를 넘어 '민족에 대한 사죄'를 해야 할 정도가 됐다"며 "위안부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커다란 관심을 얻고 그에 따른 힘을 얻으면서 정대협은 권력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5년 11월 박 교수는 책에서 ‘위안부의 자발성’을 언급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학문의 자유에 포함된다며 무죄 선고를 내렸으나 2심 재판부는 2017년 항소심에서 "왜곡된 사실을 적시해 평가를 훼손시켰다"는 이유로 유죄(벌금 1000만원)를 선고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