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순살치킨' |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편의점 업계에 때 아닌 ‘꼼수’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하자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들이 잇따라 치킨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가격 인상 요인이 전혀 없음에도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은 이달 들어 조각치킨, 꼬치, 튀김류 등 닭고기를 사용한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0~200원 가량 인상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편의점 업계가 긴급재난지원금을 노리고 얌체 상술과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국내산 닭고기 가격이 큰 변동 없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효자 상품’ 중 하나인 조각치킨 등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5일 기준 1㎏당 닭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4990원으로 1년 전 5271원보다 낮았다.
하지만 이번에 가격이 인상된 제품들은 수입산 닭고기를 원재료로 하고 있어 국내산 닭고기 가격과는 관련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전체 닭고기 소비량 중 약 15%는 수입산이다. 그 중 80% 이상이 브라질산인데 브라질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주요 육계 가공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이 같은 상황에 수입산 닭고기 수입 물량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aT에 다르면 지난달 닭고기 수입 물량은 6만1000톤(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4% 감소했으며, 본격적인 수급차질은 이달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닭고기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코로나19로 치킨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가 경영난을 겪으며 가격인상을 요청한 요인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가격이 인상된 제품은 전체 닭고기 사용 제품 중 일부에 불과해 일각에서의 주장처럼 치킨가격 인상을 통한 긴급재난지원금 수혜를 얻기는 쉽지 않다. 현재 편의점 업계에서 취급하는 닭고기 사용 제품은 20종 내외로 이번에 가격이 인상된 제품은 5종 안팎이다. 또 가격이 인상된 조각치킨, 꼬치류 등을 취급하는 점포는 전체의 20~30%에 불과해 이번 가격인상으로 편의점 업계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미비하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치킨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 비중은 크지않아 100~200원 가격 인상으로 업계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극히 적다"면서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가격인상이 맞물려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산 점은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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