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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실관계 우선"이라지만 민주당 "머지 않은 시간에 윤미향 입장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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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 발표를 하던 중 기침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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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한 25일 더불어민주당은 기존의 “사실관계 확인 우선”(이해찬 대표)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할머니와 갈등을 빚으며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시절 회계부정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당선인도 종일 두문불출했다. 야당에서는 진영을 막론하고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할머니 기자회견 직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논란으로 위안부 인권운동의 대의와 역사가 훼손돼서는 안된다”고 논평했다. 그는 “30년간 위안부 운동을 함께 해온 이용수 할머니께서 기자회견까지 하시며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움과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이용수 할머니께서 제기하신 문제에 대해서는 정의기억연대가 적극적으로 해소해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해찬 대표가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당이 끌려다니면 안되니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정한 기조에서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행정안전부 등 부처 조사,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지도부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수사 결과 발표 이전 윤 당선인을 불러 입장을 들어볼 계획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그 전에 소명을 듣는 게 의미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윤 당선인이 침묵을 오래 유지하긴 힘들 것이라는게 당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21대 국회 임기 시작일(5월30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데다 “당선인 신분일 때 어떤 식으로든 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당 차원에서 관련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민주당 보좌진)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강 대변인은 “머지않은 시간에 윤 당선자가 입장을 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국세청, 여가부 등 관계 부처 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 같다. 검찰 수사보다 훨씬 빠르게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박성준 원내대변인)는 전망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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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이 열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새마을청년연합 관계자가 소녀상에 윤미향 구속 촉구 팻말을 놓기 위해 경찰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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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윤 당선인 엄호 기조를 거두지 않는 민주당을 향해 일제히 날을 세웠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윤 당선인 사태 진상규명을 위해 만든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TF 활동으로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정조사 추진까지 검토하겠다”며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손 놓고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절규 섞인 외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분이 살아 계셨다면 지난해 ‘조국 사태’와 지금의 ‘윤미향 사태’에 아마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일갈하셨을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에 진정한 노무현 정신의 DNA가 있는지 묻고 싶다. 민주당은 조국에서 벗어나고, 윤미향씨 문제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에서도 “민주당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배진교 원내대표)는 요구가 나왔다.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한 배 원내대표는 다만 정의당이 이른바 ‘데스노트’에 윤 당선인을 올릴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 타 당의 비례대표 당선인을 데스노트에 올리고 안 올리고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국민 감정과 민주당이 좀 동떨어져 가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국세청이나 행정안전부 조사를 기다리자고 하면서 윤 당선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민주당이 관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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