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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中 사이에…'불안불안' 韓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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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무역분쟁 격화에 촉각

車·석화 등 수출업종 직격탄

반도체 화물수요 감소 우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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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유제훈 기자] "중국과는 반도체 화물 고정수요가 생각보다 많아요.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화물 수요마저 줄까 걱정입니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날로 격화하면서 코로나19 위기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산업계가 단체로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제재 강화에 따른 양국 간 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전략으로 버티고 있다. 미ㆍ중 간 다툼 확전 시에는 코로나19로 이미 고사 상태에 내몰린 항공사를 비롯해 자동차, 기계, 철강, 석유화학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부터 현지 수요 부진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근 늘어난 반도체 화물 수요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는 코로나19 수습 탓에 미ㆍ중 무역분쟁 관련 대책을 세울 여력도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차에 이어 2차 미ㆍ중 무역분쟁에서도 소용돌이 한가운데 선 국내 반도체 업계는 샌드위치 신세 속에 최대한 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에게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나 미ㆍ중 갈등이 양날의 검과 같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화권 상위 기업과 거래를 끊으면 삼성전자 등 한국 파운드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도 있고 아직까지는 화웨이에 대한 우리 메모리반도체 수출 길이 막히지 않은 만큼 최대치로 매수해 재고를 쌓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으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어 촉각을 곤두 세울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다만 이는 단편적 전망일 뿐 미국이 제재 범위를 화웨이와 거래하는 모든 기업으로 넓히거나 하면 우리 기업도 피해를 볼 수 있고 전체적으로 미ㆍ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전 세계 무역이 위축돼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기업과 경제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업종이 대표적이다. 제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중국 수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이 다수인 석유화학 업계의 부진은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이 코로나19가 촉발한 글로벌 밸류체인(GVC) 재편의 핵심을 '탈(脫)중국화'로 몰고 가려는 시도 역시 우리 산업계에는 불편한 요소다. 자칫 미국 정부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취할 땐 중국으로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받은 이상의 경제 보복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관계자는 "생산 기반이 중국에 있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으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산업은 모두 가시권에 들어 있다"면서 "1~2년 전부터 고착화한 분위기이지만 코로나19와 겹쳐 비난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종의 출구인 11월 대선까지 (미ㆍ중 무역분쟁 이슈를) 끌고갈 것"이라고 봤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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