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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또…나사 풀린 영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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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수석보좌관 커밍스

자가격리 중 420㎞나 이동해

봉쇄령 위반…정치권 “사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핵심 측근인 도미닉 커밍스 수석보좌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봉쇄령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지난 5일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인 감염병 전문가가 봉쇄령 위반으로 사퇴하는 등 영국 공직자들의 기강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커밍스는 코로나19 증상으로 아내와 함께 자가격리 중이던 지난 3월 말 차량으로 런던 자택을 떠나 북동쪽으로 420㎞ 떨어진 더럼으로 이동했다. 더럼에는 그의 부모가 살고 있다. 커밍스는 아내, 아들과 함께 더럼에서 지내다 지난달 14일 업무에 복귀했다. 영국은 지난 3월23일 전국에 봉쇄령을 내렸는데, 정부 고위 인사가 이를 위반한 것이다. 지난달 5일 커밍스를 봤다는 더럼 주민은 “정말 짜증이 났다. 커밍스를 위한 규칙이 따로 있고 시민들을 위한 규칙이 따로 있나”라고 했다.

총리실은 커밍스 부부가 모두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 아들을 돌보기 위해 다른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이는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총리실은 커밍스가 더럼에서 집 안에만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가디언 등은 지난달 12일 커밍스가 더럼에서 48㎞ 떨어진 관광지를 가족들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커밍스가 지난달 19일에도 더럼에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업무에 복귀한 뒤에도 더럼에 갔다는 것이다. 커밍스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존슨 정부 핵심 전략을 주도하는 ‘실세 중의 실세’다.

야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왔다. 보수당 스티브 베이커 의원은 24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에서 “그는 모든 이들에게 강제했던 슬로건을 스스로 준수하지 않았다. 그것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노동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등 야당은 마크 세드윌 내각 장관에게 진상조사 요청서한을 보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영국 정부의 봉쇄령을 설계한 닐 퍼거슨 교수가 이동제한령을 어기고 자택에서 유부녀 연인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 정부 자문 역할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6일엔 스코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캐서린 칼더우드 박사가 별장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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