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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고등학생 있으면…가구소득 늘어날수록 사교육비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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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층 부담 커지는 만큼

사교육비 경감 대책 필요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는 소득이 늘어날수록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소득이 사교육비 지출로 이어지는 것으로, 중하위층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들을 위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한국교육개발원이 학술지 ‘한국교육’을 통해 발표한 보고서 ‘학교급별 소득효과 제거 사교육비 시계열의 변동양상’을 보면,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은 2007∼2018년 평균 0.9805로 조사됐다.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은 소득 증가율 대비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0에 가까울수록 소득 증가와 사교육비 증가 사이에 관련성이 없고, 1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증가한 만큼 사교육비도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소득탄력성이 1을 넘으면 소득보다 사교육비가 더 크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은 자녀의 학년이 높아질수록 상승했다. 조사 기간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은 평균 0.6808인데 반해 중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는 0.7714였다. 고등학교의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은 1에 육박했는데, 이는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 경제적 여유가 생길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등학교의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은 2008년 1.1124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소득 증가율보다 사교육비 증가율이 더 커 가구의 부담이 두드러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고등학교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은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6년 0.893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0.9276, 0.9415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수시모집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의 비교과 실적수요에서 사교육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소득탄력성을 가구의 월 소득별로 보면, 300만~400만원에서 1.21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구간은 차하위 계층으로, 소득 증가분 이상으로 사교육비 지출을 늘린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현철 성균관대 교수는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소득이 확보되는 대로 그간 충족하지 못한 교육 수요를 실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이 구간 가계의 소득 증가는 사교육비 지출 증가로 소진되고 있다는 것으로, 사교육비 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계의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공교육 내실화나 방과후학교 등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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