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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CEO] 예스코홀딩스, 연료전지·新건설자재로 성장엔진 재가동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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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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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사업도 코로나19 영향에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음식점·호텔 등 주요 수요처 업황이 워낙 안 좋은 데다 경기 침체로 산업용 수요도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 자체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가스업은 여전히 많은 매력을 지닌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은 지주사 출범 2년을 맞아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며 "도시가스 분야에 아직 남아 있는 사업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예스코홀딩스의 도시가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예스코는 서울과 경기를 공급권역으로 확보하고 있는데, 경기도는 3기 신도시인 왕숙지구·진접택지2지구 등 각종 개발 호재가 남아 있어 미공급 지역들에 대한 보급 확대를 통해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구 회장은 "액화천연가스(LNG) 버스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확대를 통한 수송용 시장 확장과 가스기기 보급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수소연료전지발전과 가스냉방 보급 확대 등 정부 에너지정책에 따른 사업 확대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예스코홀딩스가 꾸준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수처리 사업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잉여 현금을 활용한 투자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연료전지발전 사업이다. 식어가는 성장엔진을 연료전지발전 사업으로 재가열하겠다는 게 구 회장 복안이다.

현재 국내 연료전지발전 사업장의 주 연료는 도시가스로 활용되는 LNG다. 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열과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연료전지발전 사업에서는 안정적인 도시가스 공급이 필수다. 구 회장은 "정부의 연료전지발전 사업 확대 정책에 발맞춰 예스코도 도시가스 공급 사업자로서 연료전지사업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스코홀딩스의 또 다른 성장엔진은 건설자재 사업이다. 중간지주사 격인 한성의 자회사 한성PC건설이 주역이다. 한성PC건설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recast Concrete·PC) 공법 국내 1위 업체다.

PC공법은 레고블록을 조립하듯 지붕과 바닥·기둥 등 주요 부재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건설 공법이다.

거푸집 설치-철근 배근-콘크리트 타설-거푸집 해체 작업 순으로 이뤄지는 기존 공법 대비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고 현장 폐기물과 소음, 먼지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지만 국내 건설 환경과 잘 맞지 않아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한성PC건설도 사업 초창기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구 회장은 호반건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 반전 계기를 만들었다. 국내 최초로 아파트 지하주차장 건설에 PC공법을 도입해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효과를 입증한 것. 최근에는 물류센터, 단독주택단지, 반도체공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PC공법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다. 구 회장은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건설근로자 인건비 상승, 미세먼지 발생 등 이슈로 건설 현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PC공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건축시장에서 PC공법이 활용되는 비중은 약 2.5%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해 향후 성장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최근 PC공법 도입이 활발한 분야는 물류센터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영향으로 배달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 건설 수요가 늘고 있고, 특히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 이후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대안으로 내화성이 뛰어난 PC가 주목받으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3년부터 예스코 대표를 맡아왔던 구 회장은 2018년 4월 도시가스 부문을 물적분할해 별도 지주회사인 예스코홀딩스와 예스코로 재편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예스코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예스코와 예스코에너지(해외 자원 개발), 예스코컨설팅(경영자문 및 부동산 임대업), 한성 등을 거느리고 있다.

구 회장은 "투명 경영을 강화하고 건설 등 도시가스와 연관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분리해 각 회사가 책임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지주사 체제를 도입했다"며 "중장기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만장일치로 당선됐고, 올해 1월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임기 첫해에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야구 축구 등 여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골프 역시 심각한 어려움에 빠져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아쉽게 취소된 대회는 각 스폰서를 만나 내년 대회를 약속받을 것"이라며 "진행을 확정 지은 대회는 최대한 안전과 방역에 힘써 무탈하게 대회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총상금 5억원 규모인 'KPGA오픈'을 신설하기도 했다.

구 회장이 골프를 시작한 건 1984년이다. 베스트 스코어는 3언더파 69타. 지금까지 총 일곱 번 기록했다고 한다.

구 회장이 생각하는 골프의 매력은 자기와의 승부이자 인생사 희로애락을 모두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골프를 하다 보면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도 있고, 어느 정도 운도 필요하며,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며 "기본기의 중요성, 창의성과 도전정신, 자신감, 정직, 성실, 신뢰 등 모든 것을 골프를 통해 아직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 30대에 그룹 떠나 개인사업…경영철학은 '일체유심조'

故구태회 회장 4남2녀중 막내
LG상사 해외법인 근무하다 독립

매일경제

구자철 회장은 LS그룹 오너 일가이면서도 한동안 그룹을 떠나 개인 사업을 했던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 2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1983년 LG상사에 입사했고, 뉴욕·도쿄 지사에서 일하다가 1993년 목재 회사인 세일산업 대표를 맡아 독립했다. 이후 2009년 한성 지분을 예스코에 매각하면서 LS그룹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개인 사업을 했다. 구 회장은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께서 경영 일선에 계실 당시 친족을 불러 모으시고는 '나가서 본인 뜻을 펼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도와줄 테니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막내이고 하니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형님들 동의를 얻어 독립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1999년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아파트 시행 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때 모은 종잣돈을 바탕으로 2003년 군인공제회와 공동으로 한성을 인수했다. 한성은 대한주택공사와 일본 다이세이건설의 합작사로, 국내 최초로 PC공법을 선보인 회사다.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 사상은 구 회장의 경영철학이자 인생철학이다.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기까지 강원도 인제에서 34개월간 군 생활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이라고 한다.

구 회장은 "대학 시절 한때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군대에서 온갖 인간 군상과 부대끼며 생활하다 보니 내가 갖고 있던 고민과 분노·원망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마음만 다스리면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도시가스업계 특유의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바꾸는 데도 적극적이다. 2015년 사내공모를 통해 '원도우뭔'이란 구호를 새로 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원도우뭔은 '원칙을 지키고 도전하면 우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 회장은 구호를 정하면서 가수 추가열 씨에게 요청해 사가(社歌)까지 만들었다. 작사는 직원이 맡았는데, 단순 연료로써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를 넘어 국민에게 따뜻함과 행복을 드리는 회사로서 자리매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구 회장은 설명했다.

구 회장은 골프 외 다른 스포츠에 대한 열정도 깊다. 당구가 대표적이다. 고교 2학년 때 400을 쳤을 정도의 실력이다.

구 회장은 "지기 싫어 연습을 열심히 했고, 한때는 아침에 당구 연습을 하기 위해 당구장 주인에게 부탁해 당구장 열쇠를 받아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며 웃었다.

▶▶ He is…

△1955년 서울 출생 △경기고 △한국외대 영어학과 △LG상사 뉴욕·도쿄 주재원 △세일산업 대표 △예스코 회장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 △현재 예스코홀딩스 회장 △현재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노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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