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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찰들, 30일 부처님오신날 기념식 앞두고 '방역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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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학원강사발 감염에 인파 몰리면 부담…행사 다시 미루기도 힘들어

연합뉴스

한 달 연기된 부처님 오신 날… 전국 사찰서 코로나 극복 기도 (CG)
[연합뉴스TV 제공]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인천 학원강사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천 지역 사찰들이 고심하고 있다.

한차례 연기했던 부처님오신날 기념식(봉축법요식)이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는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강사에게서 시작된 감염 사례가 최근 속출했었다.

24일 인천불교총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 소속 400여개 사찰은 이달 30일 개별적으로 부처님오신날 기념식과 행사를 진행한다.

연합회 차원의 대규모 행사는 열지 않지만, 사찰별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중심으로 주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의 학원강사와 관련된 지역 사회 감염이 어느새 30명을 훌쩍 넘어가 기념식을 준비하는 스님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더는 일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법회를 열자니 방역 관리 부담이 크다. 불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몰릴 경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인천 흥륜사는 이달 30일 봉축법요식에 이어 불탑인 '석가대탑' 준공을 기념하는 준공법회를 연다.

흥륜사 법륜 주지 스님은 "법회는 옥외에서 충분히 거리를 두고 진행할 예정"이라며 "법회 후 진행하는 음악회 등 행사는 열지 않고 음식 제공도 떡 도시락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법회는 열지만, 어느 정도 규모의 방문객이 찾아올지 몰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최대한 거리 두기와 방역에 신경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법회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고 행사를 아예 취소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사찰 운영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도 많다.

법륜 주지 스님은 "힘든 시기인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더 어려운 분들도 많으니 최대한 절약하며 감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님은 "절을 찾는 발걸음이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사찰 재정도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며 "상주 직원들과 스님들의 기본 생활비를 지급하기도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영세한 사찰이나 소규모 포교원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인천불교총연합회 관계자는 "소규모 사찰들은 일반 건물에 세 들어 있는 경우도 많은데 기도금이나 불공이 끊겨 월세 내기도 버겁다"고 전했다.

그동안 불교계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전국적으로 정기법회 등을 중단하며 발 빠른 대응을 해왔다.

애초 4월 30일 예정했던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도 이달 30일로 미뤘다.

그러나 부처님오신날 기념식을 앞두고 서울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요 연등행사가 전면 취소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체적인 행사와 사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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