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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레이더P] 국회떠나는 중진들 작별인사 "평범하게 살 것" "꼭 다시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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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회자정리(會者定離·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의 계절이 도래했다. '세대교체'로 일컬어지는 21대 국회는 초·재선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모습을 갖춘 대신 '터줏대감'이었던 중진들에게 이별을 고하게 됐다.

20여 년을 국회의원으로서 살아온 이들이 여의도를 떠나는 소회를 들어봤다. 작별인사를 하는 이들도 있었고, '거자필반(去者必返·떠난 이는 반드시 돌아오게 돼 있다)'를 다짐하는 이도 있었다.


문희상 "의회주의자로 남겠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주재하며 떠나는 인사말을 전했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는 제게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며 "24년 6선의 국회의원 생활을 마무리하며 정계를 은퇴하는 마지막 국회"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는 없는 삶이었다"며 "앞으로도 ‘국회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최후의 보루'라는 믿음을 간직한 의회주의자로 남아있겠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평범한 국민으로 더불어 살 것"


역시 21대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계은퇴를 선언한 주승용 국회부의장(4선)도 마지막 본회의 사회를 본 후에 SNS를 통해 작별인사를 전했다. 그는 "30여 년 정치인생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국회,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이 참 많다"며 "앞으로 평범한 국민으로 더불어 살며 지역을 위해 힘을 보탤 부분이 있다면 달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여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이다.


김무성 "앞으로 다시 올라가지 말라"


6선 고지에 도달하자마자 '총선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여의도 생활을 마칠 것이라 밝혔던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과거사법)'이 통과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최승우 씨는 과거사법이 여야 이견으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국회 의원회관 현관 지붕에서 고공농성을 했는데, 김 의원이 이 모습을 보고 법안 통과의 중재를 도맡았다. 김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간사와 소통하며 이 법이 처리되도록 하는 데 힘썼고, 지난 20일 법은 국회 문턱을 넘었다.

과거사법이 통과되자 최씨는 김 의원에게 큰절을 했다. 김 의원은 최씨에게 "(회관 지붕에) 올라갈 때 보니까 마음이 찜찜했는데 법이 잘 통과돼 마음이 편해졌다"며 "3년 안에 (형제복지원 문제가) 다 (처리) 돼서 연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다시 올라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병국 "품격 있는 국회 되길"


정병국 통합당 의원(5선)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20년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16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20대까지 내리 당선됐다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했다.

정 의원은 "21대 국회는 공멸하지 않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다름을 인정하는 품격 있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거대 집권여당의 무한 책임을 소홀히 할 수 없고, 제1야당의 견제 역시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설 수 없다"면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국회는 또다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동료 의원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유승민 "사림의 피를 이어받아…"


중도보수 통합 과정에서 미래통합당 창당에 합류하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유승민 통합당 의원(4선)은 '대구 동을의 아들'로서 지역구를 떠나는 심정을 문자로 전했다. 그는 지난 11일 지역 주민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제 대구 동을 국회의원은 졸업하지만 어디에 있든 사림(士林)의 피를 이어받아 나라의 미래를 개척하는 개혁의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이어 "2005년 10·26 재보선 때 40대였던 제가 '팔공산에 뼈를 묻겠다'고 외쳤던 그때가 바로 엊그제 같다"며 "오늘 이 인사는 결코 작별인사가 아니다. 꼭 여러분을 다시 뵙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석현 "팩트가 팩트이면 문제인 것"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던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당을 휘감고 있는 '윤미향 당선인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그 역시 21대 총선에 나오지 않았는데, 떠나기 전 마지막 조언으로 당에 자정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윤미향 당선인에 대해 당 지도부의 신속한 진상 파악과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최고위원들에게 내 의견을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언론과 야당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진영논리에 갇혀 묵언수행을 하다보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다"고 경고한 뒤, "야당이 제기해서 문제인가요? 팩트가 팩트이면 문제인 것이죠"라는 쓴소리를 던졌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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