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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미국,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발표...세계 군비통제 타격입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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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칸소 및 캔자스주 주지사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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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회원국간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 정찰비행을 허용하는 군사조약인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이 21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미국이 파기하는 세번째 주요 군비통제 협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에 따라 이같은 조약 탈퇴를 결정했으며, 탈퇴 조건에 관한 조항에 따라 앞으로 6개월 뒤 결정이 공식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1992년 3월 체결된 조약으로 2002년 발효됐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주요국과 미국, 러시아 등 34개국이 가입해있다. 한국은 회원국이 아니다. 이 조약은 가입국의 군사력 보유 현황과 군사 활동 등 국제감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원국 영공 내에 정찰기의 관측을 허용한다. 이는 민간 항공운항에 관한 항공자유화협정(Open Sky agreement)과는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와 중거리 핵전력조약(INF)를 파기한 바 있다. 이번 움직임은 국제사회에서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기존의 군축·비확산 정책을 파기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련의 정책 중 하나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이 러시아가 여러 차례에 걸쳐 조약을 위반한 점을 지난 6개월간 검토한 끝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검토를 통해 미국이 항공자유화조약에 남아있는 것이 더이상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면서 러시아의 조약 위반이 미국과 동맹국가들에게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식에 대해 존 울프스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핵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냉전 말기 우발적 군사충돌 및 긴장고조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을 조직적으로 해체하고 있다”면서 “혼란으로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적했다.

AP통신은 미국이 실제로 이 조약에서 탈퇴할 경우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 동맹국들이 언짢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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