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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재용式’ 위기때 공격투자…평택·화성·기흥 파운드리 3각축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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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EUV라인 10조이상 투자·내년 하반기 가동

5나노 이하 최첨단 미세공정 핵심기지 육성

TSMC 넘어 종합반도체 ‘글로벌 톱’ 목표

EUV라인 해외 아닌 국내투자 단행 주목

헤럴드경제

삼성전자 경기도 평택 반도체 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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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평택 반도체 2라인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전용 극자외선미세공정(EUV)라인 투자를 결정한 것은 ‘위기일수록 공격투자라는 역발상으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이른바 ‘이재용식(式) 반도체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평택 EUV 투자는 작년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포한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의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평택 EUV 라인을 가동시켜 ‘평택-화성-기흥’을 잇는 파운드리 3각축을 구축, 10년 내 글로벌 종합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미·중 간 무역분쟁 불똥이 반도체로 확산된 와중에 삼성전자가 해외가 아닌 국내 투자를 단행한 것이어서 관심이 모인다. 재계에서는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국내 육성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헤럴드경제

▶평택-화성-기흥 파운드리 3각축 완성…“TSMC 넘는다”=삼성전자는 평택 파운드리용 EUV라인을 최첨단 공정인 5나노 이하 핵심기지로 키워 글로벌 파운드리 절대강자인 대만의 TSMC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평택 사업장은 1, 2공장 모두 D램 등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가 평택 EUV라인을 2021년 하반기 가동하게 되면 기흥과 화성에 이어 평택까지 파운드리 3각축을 구축하게 된다. 평택 EUV라인은 별도 공장이 아닌 이미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2공장 내에 설치되는 만큼 투자금액은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평택 EUV 라인을 3나노 초미세공정 개발과 양산 핵심기지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5나노 이하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EUV라인이 필수적이다. EUV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를 극복할 차세대 노광기술로 꼽힌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보다 파장이 짧은 광원을 사용해 보다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다.

EUV 장비는 대당 1500억~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 초 세계 유일 EUV장비 제조사인 네덜란드 ASML로부터 4조원 가량의 EUV장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총 25대 이상이다.

세계 파운드리 업계에서 5나노 이하 공정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가 유일하다.

양사는 초미세공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한 후 작년 하반기 6나노 양산을 마쳤고 올 하반기 5나노 제품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TSMC 역시 올해까지 5나노, 오는 2022년까지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평택-화성-기흥 파운드리 삼각축을 주춧돌 삼아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5세대 이동통신(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네트워크 등 시스템반도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TSMC를 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형 고객사 확보가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퀄컴(5G통신칩·AP), 엔비디아(GPU), IBM(서버용 CPU), 소니(GPS칩)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지만, TSMC는 애플과 화웨이, IBM, 퀄컴 등 파운드리 큰손들의 물량을 대량 확보해 삼성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세계 점유율은 TSMC가 54.1%로, 삼성전자(15.9%)와 3배 가량 격차를 보였다. 작년 4분기 각각 52.7%, 17.8%에서 더 벌어진 수치다.

▶삼성, 해외투자 아닌 국내 택했다=특히 이번 삼성의 EUV라인 투자는 해외가 아닌 국내에 단행된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기술냉전’이 격화하며 TSMC가 최근 미국에 120억달러(약 14조8000억원)를 들여 최첨단 5나노 공정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 삼성이 국내 투자와 고용 지속 약속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2018년 ‘180조원·4만명 직접 채용’ 경기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국내 투자를 꾸준히 이어나간다는 것은 코로나 사태를 이겨 나가는 최전선에 우리 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지만 쉬지 않고 미래를 위한 경영 활동에 나서는 모습은 국내 산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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