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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英, 사상 첫 마이너스 국채 발행…기준금리도 '-'로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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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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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영국 장기 국채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발행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이자를 받고 채권을 넘긴다는 뜻이다. 기존에 발행된 영국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내려간 사례는 있었지만 발행부터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개월 단기 어음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하락 여파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중앙은행(BOE)이 추가 통화정책을 동원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을 두고 실효성 찬반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영국이 먼저 기준 금리를 '제로(0)'선 아래로 내릴지도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부채관리청은 이날 37억5000만파운드(약 5조6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면서 수익률이 -0.003%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채권 만기가 되면 투자한 돈보다 덜 돌려받게 된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등이 마이너스 국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영국의 마이너스 국채 발행이 관심을 모으는 건 BOE의 추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BOE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시장에서 판단했다는 얘기다.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뜻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을 보더라도 다른 자산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국채를 갖고 있는 게 낫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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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는 현재 금리 추이에서도 감지된다. 영국의 기준 금리는 0.1%로 사상 최저 수준이며 기존에 발행된 국채 수익률은 이미 마이너스로 내려간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의 3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지난주부터 제로선 위아래를 오갔다.


특히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BOE는 목표 물가를 2%로 하고 있지만 실제 물가상승률은 1%선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이를 끌어올리려면 추가 통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기대 심리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8%로 집계돼 3월(1.5%)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영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2% 감소한 상황에서 2분기 감소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마이너스 국채 발행 후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의회에 출석해 원칙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도입 카드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수주간 해온 정책들을 고려해 현 상황에서 여러 도구를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배제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것이 정책을 (반드시) 시행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일주일 전 "현재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BOE는 최근 들어 부총재, 통화정책위원 등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았다. 기준 금리 인하 외에도 정부의 코로나19 비용 부담 분산 차원에서 대표적 양적완화(QE) 정책 수단인 자산 매입 규모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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