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세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감소한데다 감산을 둘러싼 주요 산유국들의 갈등이 이어진 결과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가정내 식료품 소비가 늘면서 축산물을 중심으로 농림수산물의 생산자물가는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0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2.08(2015년=100)로 전달보다 0.7% 떨어졌다. 3월(-0.9%)보다 마이너스 폭은 줄었지만 2월(-0.3%) 부터 석 달 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가리킨다.
지난 17일 서울의 한 주유소.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6주 연속 하락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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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국제유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요국의 경제 활동 중단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저장시설 부족해진 탓이다. 4월 평균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20.39달러로 한 달 전(33.71달러)에 비해 39.5% 떨어졌다. 지난달 20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로 떨어지며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석탄 및 석유제품(-22.6%), 화학제품(-2.2%) 등 공산품 물가는 전월대비 1.5% 하락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넉 달 연속 하락세로, 경유, 나프타, 휘발유를 중심으로 떨어졌다. 화학제품 물가는 8개월째 내렸다. 지난달엔 에틸렌, 벤젠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낮아졌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가정 내 식재료 소비가 늘면서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축산물이 3.5% 올라 농림수산품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돼지고기는 9.9%, 소고기는 6.3% 상승했다. 반면 농산물과 수산물은 날씨의 영향 등으로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각각 1.5%, 0.8%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정보통신 및 방송 서비스 물가가 0.2% 감소했지만 금융 및 보험 서비스(0.3%), 운송 서비스(0.2%) 등의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국내에 출하되는 상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수입 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원재료(-14.3%), 중간재(-1.6%)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2.1% 하락했다. 국내 출하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을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도 공산품 (-1.7%)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0% 떨어졌다.
한편 최근 국제유가는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등하는 추세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68센트(2.14%) 오른 32.50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WTI는 두 달 만에 30달러선을 회복했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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