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칸막이 속 '시험 치듯' 식사…'왁자지껄 담소'는 옛말
준비된 식판 들고 각자 자리 이동…반별로 시차 두고 순환 급식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선생님, 안녕하세요." "00야, 살이 좀 찐 것 같네."
고등학교 3학년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낮 12시 30분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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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앉아 식사하는 고교 3학년들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고등학교 3학년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한 20일 오후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칸막이가 설치된 식탁에서 한 줄로 앉아 식사하고 있다. 2020.5.20 |
수업 종료 벨이 울리자 학생들이 바닥에 붙은 유도선을 따라 식당으로 걸어왔다.
교사의 안내에 따라 식당 앞에 선 학생들은 모두 손을 씻은 뒤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쟀다.
간혹 그냥 가려는 학생이 있으면 교사들은 반드시 발열 검사를 받도록 했다.
조리원들은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음식을 담아 놓았고, '세팅'된 식판을 받아든 학생들은 각자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에는 플라스틱 칸막이가 설치됐고 학생들은 한 줄로 앉아 밥을 먹었다.
친한 친구와 삼삼오오 모여 마주 보고 앉아 웃고 떠들며 식사하던 자연스러운 모습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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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전 발열 체크 촬영 : 김동철 |
수다를 떠는 학생도 없었다.
마치 시험을 치를 때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설치한 칸막이나 독서실이 연상됐다.
다른 반 학생들은 시차를 두고 식당에 입장했다.
송호근(18)군은 "학교에 와도 온종일 마스크를 끼고 있어야 해 답답한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을 보니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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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전까지 마스크 착용 촬영 : 김동철 |
전보다 대화가 줄어든 학교 문화에 아쉬움을 느낀 학생도 있었다.
정진한(18) 군은 "예전처럼 친구들과 웃고 떠들지 못하니 좀 답답하다"면서도 "그래도 이제 학교에 오니까 제대로 공부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노찬웅(18) 군은 "개인 컵이 없으면 물을 마음대로 못 마셔 좀 불편하지만, 친구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고 밝게 웃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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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선생님, 안녕하세요." "00야, 살이 좀 찐 것 같네."
고등학교 3학년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낮 12시 30분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
수업 종료 벨이 울리자 학생들이 바닥에 붙은 유도선을 따라 식당으로 걸어왔다.
교사의 안내에 따라 식당 앞에 선 학생들은 모두 손을 씻은 뒤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