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열린 수요시위, 옆에선 반대집회…정의연은 "송구"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20일 수요시위(수요집회)가 열렸다.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외부 회계감사를 받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억측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인근에서는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지만 별다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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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피해자분들에 송구…억측 삼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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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의연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40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의 기자회견 이후로는 두 번째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윤 전이사장은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나영 이사장은 정의연 이사회의 입장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개인 발언을 대신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우선 "2020년 5월7일 이후 진행된 상황을 바라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입을 열었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과 함께 해준 전 세계 시민들과 피해자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외부의 지나친 의혹 제기에는 선을 그었다. 이 이사장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외부 회계감사를 공식 요청하고 이후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확인과 검증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억측과 허위사실에 기반한 보도, 예단을 삼가달라"고 밝혔다.

최근 문제가 제기된 정의연·정대협의 회계 오류, 윤미향 전 이사장 개인과 관련된 문제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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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정대협 설립자들 "피해자 인권, 30년 활동 생각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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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날 수요시위는 대학생 단체 '평화나비네트워크' 주관으로 진행됐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구본기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 등이 참석해 지지 의사를 전했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 수요시위에 정치권의 참여는 없었다.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의 초기 구성원 12명이 이번 논란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정대협을 만든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며 "제발 피해자 인권과 30년 정대협 활동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입장문을 낭독한 한국염 정의연 운영위원장은 회계 논란과 관련, "지금도 상근 활동가가 8명뿐인 부족한 인원으로 정리에 빈틈이 생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정대협의 긴 활동 중 회계 부정이라는 생경한 상황을 접해본 적은 한 번도 없고 정의연에서도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대협이 할머니들에게 화해치유재단의 피해자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말의 진실도 없는 왜곡"이라며 "오히려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 간에 긴장과 반목을 일으킨 2차 가해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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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 옆 반대집회도…원색적 구호는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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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가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 의혹을 제기한 이후 두번째 수요집회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자유연대 회원을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시간 자유연대·GZSS 등 보수단체들은 수요시위가 벌어지는 옆에서 윤미향 전 이사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미향 전이사장이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기부금을 받은 개인 계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경기도 안성의 위안부 쉼터 매입 논란과 관련한 비판이 주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윤 전이사장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이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수요시위 참가자들과 별다른 충돌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정의연은 2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요시위를 온라인으로 전환했지만 수십명의 지지자가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언론의 제목장사 OUT', '수요시위는 평화의 상징입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지지를 표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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