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황이 안 좋게 가는 건 맞다.” “책임 있는 기관의 사실관계 조사가 필요하다.” 19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당선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이날 당 안팎에서는 윤 당선인에 대한 우려가 하나 둘 밖으로 새어나왔다. 그간 윤 당선인 논란을 두고 “(윤 당선인과 정의연의) 30년 활동 성과가 부정돼선 안 된다”(김태년 원내대표), “친일·반인권 세력의 최후 공세다”(김두관 의원)고 역공을 펴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전날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던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문제의식을 책임 있는 당직자들과 교환했다. 구체적인 조치는 논의되지 않았고 당에서 검토 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정적 기류 확산은 18일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정의연 활동 자체의 문제였다면, 이번주들어 윤미향 (당선인) 개인에 대한 문제로 논란이 옮겨갔다”고 말했다. “당이 정의연은 몰라도, 윤 당선인 개인 비리까지 커버할 마음은 없다”는 내부 기류를 전하면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 주말 전후 쉼터 펜션 수익금 논란, 아파트 매입자금 논란 등이 새로 나왔는데 이 두가지 의혹만큼은 윤 당선인 본인이 반드시 클리어(소명)하지 않고서 넘어가기 어렵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윤미향 당원권 정지’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한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주요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당원권을 정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먼저 올라왔는데, 개인 비리 의혹이 하나 둘 추가되면서 일부 의원·당직자들도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로 운영하다 지난달 23일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반납 절차가 진행 중인 경기도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이 17일 굳게 닫혀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관리를 단체 대표자였던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아버지에게 맡기고 지난달까지 6년여간 7천여만원을 지급해 온 사실을 16일 인정하고 사과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만 당원권을 정지하더라도 그 시점은 24일 이후가 될 것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보고 있다. 민주당과 합당 전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였던 윤 당선인이 아직 정식 민주당원 자격을 갖고있지 않아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 신고를 했고 신고필증이 24일 나온다. 24일이 돼야 윤 당선인이 민주당 당원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징계 착수가 불가능한 구조에서 “24일까지는 당에서 뭘 해도 정치적 선언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정의 열쇠는 이해찬 대표가 쥐고 있다는 게 다수 관계자 전언이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전날(18일) 광주에서 5·18 기념식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기 직전 ‘30년간 시민단체 활동으로 단련된 사람들이라 쉽게 굴하거나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이르면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의견 수렴에 나선 뒤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윤 당선인에 대한 처분을 즉각 결정하는 자리라기보다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발언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앞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던 만큼 당장은 자체 진상조사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한 핵심 인사는 “사실과 왜곡, 과장, 몰이해가 뒤섞여있는데 이를 정확하게 갈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계좌 내역 등 자료를 제출받아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한 뒤 이를 토대로 윤 당선인 소명을 받는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 소명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유감 표명이나 징계 처분 등 적절한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이날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윤미향 당선인의 개인 계좌 기부금 모금을 민주당이 독려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별세 때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당선자 개인 명의 후원계좌 번호와 함께 “민주당에서는 당 차원에서 의원들과 함께 관심과 지원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적은 사진을 증거로 들면서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당시 단순한 애도 뜻으로 시민 장례위원회가 올린 정보를 그대로 공유했을 뿐”이라며 “윤미향 당선인이나 정의연과 별도 연락을 한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심새롬·하준호·김홍범 기자 saerom@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