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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3년 비계로 버틴 포항 한미장관맨션 '재개발 추진'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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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BS 김대기 기자

노컷뉴스

(사진=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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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발생한 포항 지진피해 구제를 받지 못해 고통을 받아온 흥해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이 피해 회복을 위해 ‘재개발’을 추진한다.

그동안 관련법이 없어 도움을 주지 못했던 포항시도 재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 지진 피해를 주민들이 스스로 극복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장관맨션은 3년 전 발생한 지진으로 아파트 내·외부 곳곳에 균열이 발생한데다 지하에도 균열이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외벽이나 시설물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3년 째 비계를 설치하고 지내고 있다.

피해규모가 비슷한 인근 대성아파트는 E등급을 받아 철거대상이지만, 이 아파트는 C등급으로 피해구제를 받지 못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포항시 등에 매입 등 피해구제를 요구했지만, 법 규정이 없어 포항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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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주민들은 스스로가 주최가 돼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미장관 비대위는 지난 18일 갖은 회의에서 이같이 협의했다.

한미장관 비대위 관계자는 “균열로 비계까지 설치된 곳에서 3년째 살다보니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포항시 매입도 어렵고,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재개발이 최선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설문조사에서 이미 75%가 재개발을 찬성한 만큼, 80%이상 동의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말에 주민 전체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지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미장관 주민들은 자체대지 1만평과 인근 유일그랜드 아파트와 주택 대지 등 1만평을 더해 2만평 규모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주민 자체 부담금을 줄이고, 흥해 구도심의 활성화도 이끌기 위해 재개발 규모를 크게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장관 인근의 유일그랜드 아파트 주민대표도 지난 18일 한미장관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재개발에 동참할 의향을 밝혔다.

유일그랜드 주민회 관계자는 “지진피해 극복과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서 재개발을 원하고 있다”면서 “반상회를 통해 아파트 주민 전체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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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대해 포항시도 주민들의 재개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그동안 주민들이 시가 주최가 된 재개발 사업을 요구해 난색을 표했지만, 주민이 스스로 사업주최가 되겠다고 한 만큼, 이를 반기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여름 장마 태풍이 오면 아파트에 비가 새는 등 주민들의 주거 안정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C등급이 나와 법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이 사업을 추진한다면, 업체에 원가수준의 공사비 부탁 등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덧붙였다.

또, 포항시의회도 주민들이 실질적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설 방침이다.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백강훈 위원장은 “특별법이 제정된 만큼, 실질적으로 피해부분을 구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서 주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장관 재개발이 포항지진 피해회복과 흥해 구도심 활성화에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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