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에 대한 후원금 회계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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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과 그가 이사장으로 지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윤 당선인과 정의연 측도 계속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되려 또 다른 의혹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일례로 지난 18일 공개한 안성힐링센터의 6년간(2014년~2019년) 운영비 중 1560만원에 달하는 관리비 내역은 언뜻 계산해도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다. 연간 재산세가 12만원에 불과한데 빈 집의 전기세와 수도세 등이 연 248만원에 달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재산세를 뺀 관리비 내역에 추가 항목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항목 공개가 아닌 대표적인 항목을 내세워 공개하기 때문에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 정의연 논란의 불씨를 당긴 회계부정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국세청 지침에 따라 대표적인 사용처를 기재한 탓에 '맥주집 3300만원'이라는 비판의 단초가 됐다.
생각해보면, 정의연의 첫 대응이 의혹을 확산시킨 측면이 크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이달 7일 기자회견을 한 직후 정의연에 대한 회계부정 의혹이 제기되자 이나연 정의연 이사장을 비롯한 활동가들은 닷새뒤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정의연의 그간 활동과 의혹 제기에 따른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집중했다. 당시 이용수 할머니와 위안부 문제 후원자들에 대한 사과도 이뤄졌지만, 회계부정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영수증 공개 요구에 "어떤 NGO(비영리단체)가 낱낱이 공개하느냐"고 목소리에 뭍혀버렸다.
30년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주 수요집회를 여는 등 시간과 열정을 쏟아온 정의연 입장에선 각종 의혹이 억울할 수 있다. 그동안 "옳은 일을 한다"며 지지를 보내준 여론이 더 컷던 만큼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겨냥해 연일 쏟아지는 날선 공세가 당혹스러울 것이다. 수요집회 현장에서 일부 극우성향 단체의 '맞불집회'도 빈번했으니 정의연 활동가들이 친일세력의 위안부 운동 훼손 시도라고 오해할만 하다.
하지만 이같은 의혹 제기는 위안부 운동을 폄훼하거나 수요집회를 중단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여성인권운동을 위해 학생들이 고사리 손으로 건낸 수요집회 기부금을 비롯한 후원금을 허투로 썼다면 30년간 옳을 일을 했다고 용서받을 수는 없다. 수요집회는 계속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의연과 윤 당선인은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 회계오류가 있었다면 항목별 공개와 사과가 필요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져야할 것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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