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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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유용과 회계 오류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과거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비판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을 향해 "성금으로 수혜 받은 적 없다"며 "수요집회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과 유사하다.
2004년 1월 고(故) 심미자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 33명은 세계평화무궁화회 명의로 '위안부 두 번 울린 정대협, 문 닫아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심 할머니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임을 인정받은 피해자로, 직접 세계평화무궁화회를 꾸렸다.
피해 할머니들은 "정대협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서는 한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큰 버팀목 역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는 모두 허구"라며 "실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서 자신들의 잇속만 채운 사람들의 집단이자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울린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대협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회복'과는 정반대의 길을 달려왔다"며 "정대협 관계자들이 위안부 문제를 빌미로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 좀 더 거칠게 말하자면 당신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역사의 무대에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온 악당들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대협이) 대체 15년 동안 위안부 인권회복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로서는 전혀 체감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며 오히려 정대협으로부터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 따르면 윤정옥 당시 정대협 대표는 1997년 한 세미나에서 "아시아여성기금을 받는다면 자원해 나간 공창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 할머니들은 "정대협은 분명 책임 지지 못할 인권유린을 했다. 우리가 몇 년만 젊어 거동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입에 주리를 틀고 싶은 심정"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답시고 전국 각처에서 손을 빌려 거둬들인 성금이나 모금액은 전부 얼마냐. 그 많은 돈 대체 어디에 사용했냐"며 "모르는 국민들은 그 성금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당신들이 거둬들인 성금으로 수혜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당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수요집회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할머니들을 꼭두각시처럼 앞장세워 열고 있는 수요집회의 진정한 뜻이 뭐냐"며 "할머니들을 앵벌이 삼아 자신들의 명분 쌓기에만 급급한 수요집회를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최근 유사한 이유로 정의연을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을 할머니들한테 쓴 적 없다"며 "하나도 도움 안 되는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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