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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퇴없다"며 버티지만···해명할수록 늪에 빠지는 윤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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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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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1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과 관련해 사퇴요구를 받는 것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의정활동을 통해 (증명할 테니) 잘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쉼터 매입을) 세밀하게 검토 못했던 점은 있다. 당시 빨리 매입하라고 촉구를 받고 있어서 어떤 방법으로든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세부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에도 당초 계획한 서울 마포가 아닌 경기도 안성에 쉼터를 구한 이유, 시세보다 비싼 매입 등 주요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①“10억 맞추기 위해”vs“마포에 수두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는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를 통해 낸 지정기부금 10억원을 받았다. 10억원은 정대협 측이 ‘마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인근에 쉼터를 짓겠다’며 낸 제안서를 토대로 현대중공업이 책정한 금액이다.

윤 당선인은 18일 인터뷰에서 “현대중공업에서 예산을 잘못 책정했던 것 같다. 박물관 옆은 20억원 아니면 팔 수 없다고 했고, 10억으로 마포 어느 곳에도 집을 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도 괜찮다’는 의견을 줬다. 결국 안성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0억원으로 마포 인근에서 건물을 살 수 없었다는 건 당시 부동산 시세를 감안할 때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 2013년 서울 마포구 성산동(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소재) 일대 다가구·단독주택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전체 실거래 26건 가운데 10억원 초과는 6건으로 23%에 그쳤다. 안성 쉼터 건축물 대장에 기재된 연면적 195.98㎡(59.3평)보다 넓은 다가구·단독 주택 가운데 10억원 미만에 거래된 물건도 5건 있었다.

시간이 촉박해 빨리 진행했다는 설명에 대해서도 다른 주장이 나온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정한 사업기간은 2017년이다. 기간이 많이 지났다고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용지 변경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경기도 쪽이 낫다고 먼저 제안한 적이 없다”며 정대협에서 안성으로 정해 알려왔다고 했다.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끝없는 거짓말로 이어지는 것이, 10억으로 쉼터를 구할 수 없었다 한다”며 “목동 58평이 12억원이고, 망원동 일대 70~100평대 단독은 7억~8억원대 실거래가가 수두룩하다. 일산 전원주택도 6억~8억원인 때”라고 했다. 그는 또 “명성교회가 쉼터 구매자금을 대준 게 드러났는데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후안무치의 끝을 본다”라고도 했다.



②“현대重-모금회 의논” vs “윤 당선인 접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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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서운산 자락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전경. 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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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해명 곳곳에 현대중공업을 등장시켰다. 그는 “공동모금회는 계속 현대중공업과 함께 의논하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저희가 알고 있었다”며 “(안성) 힐링센터을 매입했을 때 공동모금회도 현대중공업도 마음에 들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쉼터 사업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직접 접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기부금 운영과 관련해선 공동모금회가 전적으로 주관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는 언급한 부분이 없다”고 했다.



③“비싼 매입 아니다” vs “유사 건물보다 2~3배”



정대협은 2013년 안성 쉼터의 토지와 집을 7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윤 당선인은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한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안성 지역에 세 군데 돌아다녔지만, 훨씬 조건이나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싸지 않았다. 이천이나 강화도는 더 비쌌다”고 주장했다.

1억원을 추가로 들여 인테리어를 한 것에 대해서도 “보일러로만 난방할 수 없어 벽난로를 설치하거나 이불, 프로젝터 등이 필요했다. 할머니들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블라인드 하나를 해도 고급으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쉼터와 1㎞ 떨어진 곳의 1층 벽돌집(대지면적 843㎡, 약 255평)은 2014년 4월 2억원에 매매됐다. ‘인테리어 1억’에 대해선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태리 명품벽돌을 사용했건 내부 인테리어에 금을 발랐건 그 비용을 다 쳐주는 중고주택 거래는 없다”며 “통상 아무리 높게 쳐줘도 1억원 이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돈이라면 그렇게 했을까. 기부금 10억을 쓰기에 급급했다”고 덧붙였다.



④“남편이 제안” vs 자주 등장하는 남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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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한산 기자 =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게 쉼터로 쓰일 주택의 매입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18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이 당선인은 관련 논란을 묻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2020.5.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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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원소유주(매각자)부터 중개인·매입자를 하나의 고리로 잇는 네트워크에 대한 설명도 여전히 불충분하다. 윤 당선인은 “쉼터 구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친분 있던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안성에 이런 게 없을까’라고 제안했다”며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이던 건축주(매각자)를 이야기해 만남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우연히 연결됐다는 취지다.

하지만 마포 대체지로 남편 지인이 있고 마포와 차로 2시간 거리인 안성이 선택된 데 대한 설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 남편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지역 언론사(수원시민신문)가 2015~2019년 정대협과 정의기억연대가 발간한 소식지 편집 디자인을 맡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당선인과 남편 김 씨는 같은 NL(민족해방) 계열 운동권 출신이다. 각각 수원과 안성에서 지역언론을 운영하며 2010년 경기지역언론사협회 창립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내가 한 일은 후보지를 소개한 것이 전부다. 매매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거나 어떤 이득도 취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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