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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광주시민 학살된 그곳서 文 "나라면 그날 도청에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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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진상규명·헌법 전문" 언급

"아직 갈길 멀다"…유족, 박수로 화답

40년 계속된 5·18 왜곡·폄훼 근절 강조

“나라면 그날 도청에 남을 수 있었을까?”

18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 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해 던진 질문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 대답이 무엇이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우리는 그날의 희생자들에게 응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그날'은 40여 년 전인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광주시민이 계엄군에 맞서 마지막으로 저항한 날을 말한다.



5·18 최후 항쟁지서 "왜곡·폄훼 설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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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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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주년 5·18 기념식이 사상 최초로 1980년 5월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역대 기념식은 희생자들이 안장된 광주 북구 운정동과 망월동 국립5·18 민주묘지에서 열렸지만 이날은 5·18 당시 시민들이 숨져간 현장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을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연 까닭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5·18, 생활 속에서 되살아나는 5·18을 바라며 정부는 처음으로 5·18 기념식을 망월동 묘역이 아닌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거행한다"고 했다.

이어 "5·18 항쟁 기간 광장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랑방이자 용기를 나누는 항쟁의 지도부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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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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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갈 길 멀다" 왜?



아울러 문 대통령은 "(5·18) 진상규명의 가장 큰 동력은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5·18 이후 40년이 흐른 지금까지 일부 극우세력의 왜곡과 폄훼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남도청 앞 광장에 흩뿌려진 우리의 민주주의는 지난 40년 동안 전국 광장으로 퍼져나가 서로의 손을 맞잡게 했다"며 "오월 광주가 전국으로 확장되고 열사들이 꿈꾸던 내일이 오늘이 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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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 어머니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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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은 5·18로 인해 민주주의가 실현됐지만, 아직도 왜곡과 폄훼로 고통받는 광주의 현실을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40주년 기념식을 12일 앞둔 지난 6일에는 보수성향 단체와 인터넷 개인방송 운영자 등이 광주에서 5·18에 대한 막말을 쏟아낼 정도로 왜곡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5·18 '진상규명' '헌법 전문' 강조



아울러 문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난 12일 본격 활동을 시작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고 말 할 때는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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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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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또 "(5·18) 발포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의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라며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다.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묘역서는 희생자 가족 위로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뒤 국립 5·18민주묘지로 향했다.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에 학살당한 희생자들이 망월동 구묘역에 묻혔고 이후 신묘역으로 이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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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제2묘역에서 고(故) 이연 씨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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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지난해 신묘역에 안장된 고(故) 이연씨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씨는 5·18 당시 전남대학교 1학년 학생으로 시민군이 마지막 항쟁을 벌이던 1980년 5월 27일 YWCA 회관에서 계엄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체포됐다. 군부대로 끌려간 뒤에는 가혹한 매질도 견뎌야 했다.

이씨의 부인은 "트라우마가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는 말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씨 딸의 손을 잡고 "따님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달라"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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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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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최경호·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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