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2013년 정대협 대표 시절 사들인 경기 안성의 위안부 쉼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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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의 불길이 모(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옮겨붙고 있다. 과거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시절 경기 안성에 위치한 위안부 쉼터를 개인 펜션처럼 사용했다는 의혹에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안성)까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게다가 18일 양당의 합당 신고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되고 나면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의 위험부담은 오롯이 민주당이 지게 된다. 지난 14일 당의 주류인 김상희·남인순·홍익표 의원 등 16명이 "친일 세력의 부당한 공세"라는 공개 성명을 내는 등 민주당 내에는 윤 당선인 사수 기류가 강했지만 지난 15일 위안부 쉼터 사유화 의혹이 제기된 뒤론 아무런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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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억에 사서 4.2억에 되판 위안부 쉼터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지난 3월 제1430차 수요집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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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쉼터 관련 의혹의 핵심은 2013년 해당 주택을 시세보다 높은 금액에 사들였는지(업계약)와 쉼터를 외부 대여하는 등 사유화했는지 여부다. 윤 당선인은 2013년 11월 금호스틸하우스 대표인 김모씨의 부인 한모씨로부터 위안부 쉼터 조성 명목으로 2층 주택과 242평 규모 대지를 7억 5000만원에 사들였다. 이 돈은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을 통해 충당했다.
이와 관련 정의연은 지난 16일 “시세에 맞춰 구입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비슷한 규모의 단독주택 매매가에 비해 3~4억원 가량 비싼 금액이라는게 일반적 평가다. 정의연은 지난달 7년 만에 이 건물을 4억2000만원에 되팔았다. 7년 만에 3억3000만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업계약을 한 것이라면 실제 가격과의 차액은 어디로 갔느냐는 의문도 뒤따른다.
정의연 관계자는 “애초 매수가격인 7억5000만원에 팔기 위해 인근 부동산 등에 의뢰를 해 놨는데 사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어 점점 가격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매수 당시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쌌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팔겠다는 사람(김 대표)과 사겠다는 사람(윤 당선인)이 합의한 금액에 거래가 된 것 아니겠냐. 그걸 두고 비싸다 싸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쉼터가 당초 계획과 달리 시민단체 활동가 등의 워크숍·MT 목적으로 활용됐다 의혹에 대해서도 정의연은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의연 관계자는 “안성 쉼터 매수는 윤 당선인의 일"이라며 "18일 윤 당선인이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한 입장을 낼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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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당선인은 왜 매매를 중개했나
안성 위안부쉼터 논란 인물관계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주택 매매 과정에선 안성신문 대표 출신의 이규민(안성)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사실상의 중개인 역할을 하게 된 경위도 밝혀져야할 부분이다. 윤 당선인의 남편인 김삼석씨가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은 2013년 11월 쉼터 개소식 관련 기사에 “주인을 기다리던 집과 쉼터를 찾던 정대협을 연결해 준 것이 안성신문 이규민 대표”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주택을 매도한 한씨의 남편 김씨는 금호스틸하우스 대표이자 안성신문 운영위원장 출신이다. 대표인 이 당선인과의 신뢰가 두텁다는 의미다. 안성신문은 윤 당선인의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수원시민신문과 기사를 공유할 정도로 교류가 활발했다. 주택을 산 사람과 판 사람, 거래를 중개한 사람이 모두 돈독한 인적 관계로 얽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당선인과 윤 당선인 모두 이날 거래 경위를 해명하지 않았다.
2016년 7월 한 블로거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이라는데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여진다고 한다"는 내용의 안성 위안부 쉼터 방문 후기 게시글을 남겼다. 블로거는 쉼터를 방문한 목적에 대해 '교회 행사'라고 말했다. [블로그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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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민주당
난감해진 것은 민주당이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두 당선인이 해명을 주저하고 있고 당원 게시판에는 윤 당선인의 출당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20일 최고위원회가 열리면 수습 방향이 논의될 것이다"며 "당장은 18일 5.18 40주년 기념행사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본인들이 아무 말을 안 하고 있는데 당장 입장을 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압승 이후 악재가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사수'로 기울던 당내 분위기에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위안부 쉼터 문제는 회계 처리 실수 등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어 면밀하게 지켜볼 예정”이라며 "당사자인 윤 당선인의 입장을 우선 들어보되 문제를 숨기거나 잘못을 축소하려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하준호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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