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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40주년… “진실 담은 국가보고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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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간 의견 차이·갈등 겹쳐 / 9차례 조사 불구 규명 실패 / 통합·화해 위해 반드시 필요 / 文대통령 “발포명령자 밝혀야”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주춧돌이 된 5·18민주화운동이 18일 40주년을 맞는다. 우리 사회 민주화의 꽃을 피우게 하는 데 5·18은 중요한 토양이었고,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총칼에 맞섰던 시민들의 희생과 흘린 피는 숭고한 거름이 됐다. 그러나 40년이 지나도록 5·18의 한과 상처는 풀어지거나 아물지 않았다. 국군이 적이 아닌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도록 명령한 자가 누구인지를 비롯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등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명예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일부 정치권 인사까지 가세한 극우 진영에서 5월 민중항쟁을 폭동이라고 하거나 ‘북한군 침투설’을 제기하는 등 5·18의 의미를 폄훼하고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어서다.

세계일보

벌써 40년… 아물지 않은 상처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고 김경철씨의 유가족이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청각장애인이었던 김씨는 5·18 최초 사망자로, 계엄군에게 진압봉으로 머리를 맞아 숨졌다. 광주=뉴시스


국가 차원에서 5·18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국민적 총의를 담은 ‘5·18 국가공인 보고서’ 제작이 절실한 이유이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에 참여했던 노영기 조선대 교수는 “5·18의 진실을 담은 국가보고서가 나오면 왜곡된 5·18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지난 1월 출범해 최대 3년간 활동하는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가장 큰 목표도 국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동안 5·18진상규명과 관련해 국회와 검찰, 국방부 등이 9차례나 조사를 벌였지만 계엄군의 발포 명령권자와 헬기 사격 여부 등 진상규명에 실패한 핵심 쟁점이 적지 않다. 이는 정치권 등의 진영 간 의견 차이와 갈등이 겹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최근 ‘조사 개시’를 선언한 송선태 5·18진상규명조사위원장은 17일 “5·18 관련 조사가 아홉 차례나 있었지만 아직까지 국가보고서가 없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진실을 밝혀 국가가 공인한 진상조사보고서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 운동 관련해 광주 M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광주MBC의 특별기획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에 출연해 “발포 명령자가 누구였는지, 발포에 대한 법적인 최종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부분들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집단 학살 피해자들을 찾아내는 일, 헬기 사격까지 하게 된 경위, 대대적으로 이뤄진 진실 은폐·왜곡 공작의 실상까지 모두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규명의 목적은 책임자를 가려내 꼭 법적인 처벌을 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진실의 토대 위에서 진정으로 화해하고 통합의 길로 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진상조사위원회(5·18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고, 정부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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