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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저유가 수혜기업' 한전 3년 만에 적자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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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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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3년 만에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유가 급락에 따른 원가 절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당분간 저유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간으로도 적자 탈출이 예상된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30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5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6299억원)와 비교해 1조605억원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7년(1조4632억원) 이후 3년 만에 첫 흑자다. 한전은 지난해 뿐 아니라 2018년 1분기에도 1276억원 적자를 냈다.

한전은 2015년 이후 분기마다 꾸준히 1조~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2017년 4분기 적자(-1294억원) 전환 이후 2018년, 2019년 3분기를 각각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보였다. 연간실적은 2018년(-2080억원)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1조2765억원)엔 적자폭을 더 키우며 2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전기 덜 팔렸는데…저유가가 상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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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 모습. 2019.12.29/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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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흑자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연료비‧전력구입비 감소다. 지난해보다 1조6005억원 줄었다. 최근 국제유가가는 산유국 증산경쟁에 코로나19(COVID-19) 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곤두박질쳤다. 유연탄, LNG(액화천연가스) 등 연료가격도 동반 하락하며 연료비는 지난해보다 8813억원 감소했다.

전력구입비도 7192억원 줄었다. 구입량이 8.4% 늘었는데도 단가가 떨어져서다. 한전이 전기를 사오는 도매가인 전력시장가격(SMP)은 1년새 24.2% 하락했다.

하지만 원전이용률이 2%포인트 하락하고, 특히 석탄이용률이 12.1%포인트 급락한 점은 실적 개선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세먼지 감축대책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석탄발전 감축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소를 멈출 경우 필요한 전력은 발전단가가 더 비싼 LNG 발전소를 더 돌려 채워야 한다. 1분기 미세먼지 대책비용은 6115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력공급과 환경개선을 위한 필수비용도 3825억원 증가했다. 신고리원전 4호기 준공과 송배전선로 등으로 전력설비가 늘고, 원전 계획예방정비 활동이 많아지면서 감가상각비·수선유지비가 2621억원 늘었다. 배출권 시장가격 상승으로 온실가스 배출비용도 1204억원 확대됐다. 지난해 1월 2만3000원 수준이던 톤당 배출권가격은 올 3분기 4만100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매출도 감소했지만 연료가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 한전 매출의 대부분은 가정이나 공장 등 소비자에 전기를 판매해 버는 전기판매수익인데, 지난해보다 1331억원 줄었다. 전력판매량이 1년새 1.8% 감소했기 때문이다. 겨울철 큰 추위가 없었던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력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적자탈출 기대…요금체계 개편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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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1일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쳐기업위원회의 한전, 전력거래소, 한국전력기술, 한전KDN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현황 보고를 하고 있다. 2019.10.11/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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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유가 급락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전은 "최근의 저유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경우 경영여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3년 만에 연간 실적 흑자전환도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한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2조7507억원이다.

한전은 코로나19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전력그룹사와 함께 경영 효율화 등 자구노력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전기요금 개편작업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전은 "지속가능한 요금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올 상반기를 목표로 요금체계 개편방안을 마련 중이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폐지, 계시별 요금제 도입과 함께 연료비·도매가격 연동제 도입 등이 거론된다.

특히 최근 유가가 급락하자 연료비용을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연동해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유연탄이나 LNG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오르고 하락하면 내리는 방식이다. 원가 변동이 요금에 반영되지 않아 흑자와 적자가 들쑥날쑥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한전도 요금체계 합리화를 위해 연료비 연동제를 긍정 검토해 왔다. 하지만 저유가 시점에서 이를 도입하면 전기요금을 인하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설비 안전은 강화하되 신기술 적용 공사비 절감 등 재무개선을 계속 추진하고, 지속가능한 전기요금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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