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의혹 제기 후 처음 열린 수요시위 가보니… / "악의적 왜곡,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중단하라" 목소리 / 바로 옆에선 맞불·항의 집회도… "반일감정 조장해선 안돼"
이날 낮 12시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이 이사장은 부실회계 의혹 등과 관련해 “매년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 매번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국세청 시스템 공시 입력 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정의연 성금을 부정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처음으로 1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
이 이사장은 “우리의 투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악의적 왜곡 보도에 대한 정면 대응을 위해 다수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내역에 대해 검증받도록 하겠다”며 “정의연은 기부금 사용에 있어 불법적인 유용이나 횡령이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정의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월부터 수요시위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날도 현장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지만, 모처럼 많은 지지자가 현장에 모였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을 향해 이뤄지는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는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탄압이자 평화운동, 인권운동, 여성운동, 민족운동, 모든 운동에 대한 탄압 행위”라며 “우리는 더 크게 연대하고 꿋꿋하게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며 수요일마다 시위를 열고 있는 정의연은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정의연이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후원금을 쓰지 않고 있다”, “수요시위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 주장을 펴며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정의연이 그간 받은 성금을 부정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정의연 측과 과거 정의연 이사장을 지냈던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등은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하고 있다.
파문이 발생한 뒤 처음으로 열린 이번 시위에 참석한 시민 중 일부는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거나 손뼉을 치며 응원했다. 시위 현장을 생중계한 유튜브 중계는 2000여명이 시청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뉴스1 |
시위를 주관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30년 운동 역사를 짓밟기 위해 악의적으로 진실을 부정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악의적인 왜곡,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인권침해를 당장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정의연은 여성평화인권운동 단체로서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모금하고 부족하나마 피해자 지원활동을 했다”며 “정부의 역할을 (대신해) 민간이 스스로 모금하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공격도 이뤄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더불어시민당 구본기 최고위원도 수요시위에 참석해 정의연 지지를 표했다. 정 의원은 “우리 사회에는 역사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폄하하고 왜곡하려 하는 세력이 너무 많다”며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회가 이뤄지는 시각 바로 근처에서 보수성향 단체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전날(12일) 윤 당선인을 ‘수요시위가 아이들에게 왜곡된 역사의식과 지나친 반일감정을 조장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있다‘며 고발했던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나 자유의바람,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 등은 윤 당선인의 사퇴와 정의연 해산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일부 보수성향 단체 시위자와 개인방송을 진행하던 사람들이 정의연을 비난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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