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3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박현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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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적폐 세력에게 똑똑히 경고한다. 우리는 꿋꿋이 행동할 것이다.”
13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ㆍ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이사장은 한층 격앙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정의연에선 개인적 자금 횡령이나 불법 운용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의연을 둘러싼 후원금 회계 논란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이날 낮 12시쯤 정의연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주관으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1439차 정기 온라인 수요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물론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병)도 참석했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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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검증받겠다"…보수단체 반발도
이나영 이사장은 수요집회 경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기부금 횡령 의혹'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회계 처리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는 인정했다. 이 이사장은 “국세청 시스템 공시 입력 과정에서 아주 약간의 실수는 있었다”면서 “대응을 위해 다수의 공인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 내역에 대해 검증받겠다”고 밝혔다.
집회에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나와 정의연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의연 이사장과 활동가들이 얼마나 힘드실까 싶어 지지와 연대 마음 전하고자 왔다”며 “우리(정의연) 노력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세력이 많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경찰이 정의기역연대의 '1439회 수요집회 개최 반대'를 외친 시민을 제지하고 있다. 박현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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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곳곳에선 지지자들과 반대파 간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수요집회가 열린 소녀상 길 건너편에선 정의연을 비판하는 '자유연대' '엄마부대' 등 40여명이 몰려와 혼란이 일었다. 이들은 대형 스피커를 틀고 "정의연은 회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공개 항의했다. 수요집회 현장에 난입해 “윤미향 구속하라”를 외치다 정의연 지지자들의 제지를 받은 참가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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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사퇴…문희상안 통과시켜라”
전국 일제피해자 단체장 협의회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윤미항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현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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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수요집회가 열리기 한 시간 전인 오전 11시쯤,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 골목에선 전국일제피해자단체장연합회의 '윤미향 성토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일제피해자단체장연합회 측은 현장에서 배포한 선언서를 통해 “일제 피해자 23만 여명은 일간 말종 ‘윤미향’이 국회의원을 자진해서 사퇴할 때까지 적극적으로 퇴진 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엔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도 함께했다.
이주성(80) 전국일제피해자단체장연합회 대표는 “일본의 ‘선보상후사과’ 원하지만 정대협(정의연)은 일본이라면 모든 걸 반대한다”며 “피해 당사자 말을 최우선으로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마련한 강제동원 해법안에 동의한다”면서 “일본 자민당도 와서 동의한 안이었는데 이걸 윤미향 당선인이 당사자도 아니면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항의했다.
13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열리기 1시간 전인 오전 11시쯤, 전국일제피해자단체장협의회가 주최한 '윤미항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회원들. 박현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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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회계 논란’이란?
이용수 할머니는 1992년 1월부터 이어진 수요 집회와 이를 주도한 정의연·정대협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왔으나 최근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 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 안 된다”고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의연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7~2019년까지 3년간 목적을 지정해 기부한 금액을 제외한 일부 기부 수입 총 22억1900여만원 중 41%에 해당하는 9억1100여만원을 피해자지원사업비로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후원금 회계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정의연이 과거 회계 내역을 부풀려 기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12일 국세청 홈택스에 공개된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 등 자료에 따르면 총액과 세부 사용 내역을 합한 비용이 2억4000만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연은 이런 논란에 대해서 “회계문제를 추가로 지적한 내용이 계속 나와 한꺼번에 해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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