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해명에 집중… 보수단체 ‘맞불집회’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첫 수요집회가 13일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정의연 측은 횡령이나 불법 유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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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은 13일 오후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39차 정기 수요집회를 한국여성단체연합 주관으로 개최했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온라인 집회’로 진행하면서 이날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참석하지 않은 채 정의연 회원 등 30여명만 모였다.
정의연과 그 전신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199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에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해 왔다. 이날 집회에서도 참가자들은 "일본정부는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일본정부는 과거사 반성하고 역사왜곡 중지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발언에 나선 정의연의 주요 인사들은 최근 불거진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을 반박하는데 집중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개인적인 자금 횡령이나 불법 유용이 절대 없었다"며 "매년 변호사와 회계사로부터 회계 감사를 받고 매번 문제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정의연에게 회계오류를 이유로 결산서류를 재공시하라고 명령한데 대해서도 ‘약간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 이사장은 "국세청 회계시스템 입력 과정에서 약간의 실수는 있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 잡도록 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투명성을 입증하기 위해 다수의 회계사에게 기부금 사용 내용에 대해 검증받겠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활동을 분열시키려는 활동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국내 최초의 ‘미투 운동’인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려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용수 할머니의 양심이, 아직 생존하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가, 이미 돌아가신 피해자 기억의 존재들이 더 이상 부정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0여년간 수요집회에 참가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앞서 지난 7일 "정의연 후원금이 불투명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수요집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30여년간 속을만큼 속았고 이용당할만큼 당했다"면서 "집회 때 돈 없는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내지만 제가 벽시계 하나 사달라고 해도 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의연은 이 할머니의 발언에 대해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2017~2019년까지 3년간 목적을 지정해 기부한 금액을 제외한 일반 기부수입 총 22억1900만원 중 41%에 해당하는 9억1100만원을 피해자지원사업비로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의바람, 자유대한호국단, 턴라이트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요집회장 인근에서 윤미향 더물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김송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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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요 집회 인근에서는 소규모 ‘맞불집회’가 이어졌다. 전국일제피해자단체장협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서 ‘수요집회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여기 저기서 들어온 후원금의 내역을 상세히 국민 앞에 밝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엄마부대, 자유대한호국단, 자유연대 등도 정의연과 이 단체의 전(前) 이사장인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윤 당선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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