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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금융위기 수준 훌쩍 뛰어넘은 전방위 고용쇼크…앞으로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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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휴직·잠재구직자 등 잠재실업자 600만명 육박…체감실업률 15% 역대 최고

숙박·음식·도소매·교육 등 서비스업 초토화…수출 격감으로 제조업 일자리 ‘흔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은 ‘코로나19’ 사태가 음식·숙박·도소매·교육 등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를 초토화시키는 등 고용한파가 전방위적으로 매섭게 몰아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의 고용대란을 훌쩍 뛰어넘어 최대 경제위기를 겪었던 1990년대말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실업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용대란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잠잠해지는 듯하던 국내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유럽 등 해외의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이달 수출이 사실상 반토막이 나는 등 우리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발(發) 코로나19 쇼크로 일자리의 보루인 제조업까지 타격을 받아 고용침체는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4월 고용동향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취업자 수 증가폭이 1999년 2월 외환위기 당시 이후 21년여만의 최대폭(-47만6000명) 줄어든 가운데 기업들의 채용이 중단되면서 일시적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대폭인 55만명 감소했고,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2000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폭인 83만1000명 늘어났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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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실업률은 4.2%로 1년 전보다 0.2% 하락했지만, 잠재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14.9%를 기록했다. 구직에 나서면 실업자로 분류되지만, 구직을 중단하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 집계에서 제외되는 통계의 함정 때문이다.

지난달 공식 실업자는 117만2000명이었지만, 잠재실업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0만명에 육박한 상태다. 취업자로 집계됐지만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은 일시휴직자가 148만5000명,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안정적 일자리를 찾는 시간관련 추가취업 가능자가 128만8000명, 고용조사 당시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잠재구직자 등 잠재경제활동인구가 195만4000명에 달한다. 일부 통계 분류상의 중복 인원이 있지만, 전체 잠재실업자 규모가 589만9000명에 달한다.

청년층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채용 중단 또는 축소로 구직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청년층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이 9.3%로 1년전보다 2.2% 하락했지만, 잠재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이 26.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많은 청년들이 구직을 일시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지만 4명중 1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자인 셈이다.

지난달 서비스업 부문의 일자리가 대거 사라진 가운데 제조업도 휘청였다.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21만2000명 감소한 것을 비롯해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에서 13만명, 도소매업에서 12만3000명의 취업자가 각각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올 1월(6000명)과 2월(3만3000명)에 소폭 증가세를 보이다 3월에 3만3000명 감소한 데 이어 4월엔 감소폭이 4만4000명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이달 들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제조업 일자리의 위협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의 경제가 올 2분기에 최악의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출 감소→생산 위축→고용 축소의 악순환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많다.

고용이 위축되면 생산과 소비 등 경제 전반의 활력이 크게 저하됨은 물론, 빈곤층 증가와 소득 양극화 등 사회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많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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