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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저유가 좋은 기회, 석유 비축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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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70% 넘는 중동 의존도 탈피

광물 비축량 60일→100일분으로

중앙일보

국내 정유업계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유를 저장할 공간마저 부족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울산 앞바다에서 원유운반선이 원유 하역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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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동 지역에 쏠려 있는 석유·가스의 수입선을 다변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하락한 점을 활용해 석유 비축량은 확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자원개발 기본계획안을 확정했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10년에 걸친 국내·외 자원개발 방안이 포함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에너지위원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저유가 충격 속에 미국·중동·러시아 등의 에너지 패권 경쟁과 핵심 원료광물 확보 경쟁 등 구조적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개발·도입·비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원안보 역량 강화 방안을 담았다”고 말했다.

2018년 기준으로 국내 석유 수입량의 73.5%, 가스 장기 계약 물량의 45%를 중동산이 차지한다. 앞으로 석유 수입선은 다른 아시아 지역과 아프리카 산유국으로, 가스 수입선은 러시아·미국 등지로 확대한다. 중동 지역 쏠림은 자원안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 같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는 석유 비축량을 늘리기로 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산업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의 비축량도 60일분에서 100일분으로 늘린다. 당초 정부는 4차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60일 사용량에 해당하는 1억70만 배럴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2010년 이후 중단 상태였던 북한 정촌 흑연광산 개발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북한 최대 광물 매장 지역으로 꼽히는 단천 일대 공동 개발도 검토 대상이다. 당장은 아니고 남북 경제협력 재개 이후를 가정해 사전 연구를 하고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침체한 민간기업의 자원 투자를 되살리기 위해 특별융자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30%인 지원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예컨대 투자비가 100억원(100%)이라면 정부가 30억원(30%)까지 빌려줬는데 그 비율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에너지 공기업 구조조정에도 다시 속도를 낸다. 한국석유공사는 핵심자산 위주로 사업 구조를 바꾼다. 한국가스공사의 비핵심 사업은 서둘러 구조조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광물공사의 직접투자 기능은 없애고 민간 지원 중심으로 바꾼다.

이날 공개된 자원개발 기본계획안에는 자원자주개발률(전체 수입량에서 자체 자원개발로 확보한 물량의 비율) 같은 목표 수치가 담기지 않았다. 정부가 자원개발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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