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약 45조원 상당 현금 마련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전세계적으로 약 1조달러를 굴리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국부펀드가 역사적인 수준의 현금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국제 유가 하락 등 이중고에 자구책이 절실해졌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가 3820억크로네(37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국부펀드에서 인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화 기준 약 45조6910억원 규모다.
특히 올해 주식 배당금과 이자 수익으로 벌어들이는 돈만 2580억크로네로 추정되는 만큼, 1240억크로네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산 매각 목적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2020년 노르웨이 수정 예산안에 따르면 이 같은 자금 인출액은 역사적 수준을 기록한 지난 2016년 당시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매각 대상은 주로 채권이 될 전망이다. 자산 유동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펀드 전체 포트폴리오 중 주식 투자 비중이 70%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주식 비중은 목표치 이하로 내려간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르웨이의 달라진 결정 이면에 코로나19 사태와 세계 석유시장 붕괴라는 2가지 위기가 있다고 짚었다. 서유럽 최대 원유 수출국인 노르웨이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역대급 경제난국에 부딪혔다는 진단도 함께 내놨다.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의 에리카 달스토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는 분명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또한 역사적으로 유사점이 없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봉쇄 정책과 유가 붕괴로부터 야기된 파급효과와 더불어 노르웨이 경제를 강타한 이중고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 하락한 24.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4시 현재 배럴당 2.65% 내린 30.15달러에 거래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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