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가운데), 공영운 현대차 사장이 12일 서울시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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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그룹 고위 임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급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할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국내 첫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 후 재난지원금 기부가 결정됐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결정된 건) 전혀 없다”며 “(이 일로) 5대 그룹 사장과 만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공익 캠페인 등 기부에 적극 나서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도 회사 차원의 지원금 기부 독려에 대해 “기본적으로 개인 선택의 문제니까 회사에서 그것을 일률적으로 방향을 주고 할 사항은 아닌 것”이라며 “개인들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재계에서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기업 임원들이 코로나19 지원금을 기부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5대 그룹 고위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관련 논의를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임원들이 기부는 개인의 결정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속내는 조금 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계층은 지원금을 받지 말자고 적극 독려하는 분위기를 대기업 임원들이 모른 척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지원금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어 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이 시작된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했다. 자연스럽게 재계 전반으로 기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기업의 참여가 ‘관제 캠페인’으로 비춰지는 건 정부나 재계 모두 부담스런 일이다. 이 사장과 공 사장도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관제 기부’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출범한 샌드박스 지원센터에 기업들의 신청서가 몰리고 있다. 상의에 따르면 센터는 이미 비대면 의료, 공유경제 등을 중심으로 57건의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ㆍ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ㆍ유예하는 제도다. 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규제 샌드박스 발전방안’에 따라 설치됐고 관련 법안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날부터 정식 시행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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