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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신사실파 동인 '백영수'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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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9일까지 105점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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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수 '장에 가는 길', 1953, 캔버스에 유채, 116x89㎝ [사진=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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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이 2020년 첫 기획전 '백년을 거닐다: 백영수 1922~2018'을 5월12일부터 8월9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관했으나 12일 재개관한다.


백영수는 수원 태생으로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동했다. 서정적이면서 조화로운 경향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열린 100여 회의 전시에 참여했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은관훈장을 수훈해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105점에 달하는 백영수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작가의 아틀리에를 재현해 전시 공간을 꾸미고 아카이브 섹션을 마련했다.


'백년을 거닐다: 백영수 1922~2018'전은 작가 아틀리에와 아카이브로 구성된 1부 '백영수의 삶을 거닐다'와 105점의 작품이 전시된 2부 '백영수의 작품을 거닐다'로 구성된다.


1부는 백영수의 창작 세계와 삶의 흔적을 살펴보는 아카이브 공간이다.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보와 사진, 개인전과 단체전의 브로슈어와 도록, 포스터 등이 소개된다. 특히 백영수의 작품이 탄생했던 아틀리에 공간을 재현하고, 그 안에 작가가 실제로 사용했던 그림 도구를 옮겨놓았다. 또한 1998년 파리 아틀리에에서 촬영된 작품 '모성의 나무(1998)'와 2001년 작 '귀로'를 제작하는 백영수의 모습이 담긴 기록영상도 볼 수 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김명애 백영수미술관장,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등 작가와 깊은 친분이 있던 인물들이나 가족이 기억하는 백영수와의 일화가 담긴 인터뷰 영상도 마련돼 있다.


2부에서는 194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된 백영수의 작품 105점을 연대기적 구성에 따라 만나볼 수 있다.


1940년에서 1960년대는 백영수가 본인만의 화풍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한 탐색기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에서 자주 보이는 어머니와 아이, 누워서 휴식하는 소년, 마당과 집, 고개를 기울인 인물 등 그만이 가진 소재적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다. 1960년 작 '녹음' 등에서는 백영수의 특징 중의 하나인 '다양한 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명암을 통한 원근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한대로 담아내는 작가의 회화적 특징은 이후 여러 작품에 등장한다.


'장에 가는 길'은 1953년 '제3회 신사실파미술전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원화가 유실돼 필름으로만 남아있던 것을 2010년 다시 제작했다. 신사실파는 당시 미술계의 정치적 파벌이나 예술 외적인 요소에서 벗어나 조형예술에서의 순수를 표방하는 순수 조형 미술 운동이다. '장에 가는 길'은 김환기, 이중섭, 장욱진, 유영국 등 이미 한국 미술의 큰 줄기를 형성한 이들과의 교류, 전쟁 전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졌던 백영수의 창작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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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수 '녹음',1960, 캔버스에 유채, 60x72㎝ [사진=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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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수 '가족', 1984, 캔버스에 유채, 89x116㎝ [사진=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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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그동안의 탐색과 실험을 바탕으로 정착된 인체표현의 방식을 이어 뾰족한 손발과 단순화된 신체 형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1975년 '모자'는 백영수 회화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 어머니와 아이라는 소재를 그린 작품 중 초기에 해당하다. 1984년 작품 '가족'은 작가 특유의 단순화한 형태의 소재가 모두 담긴 대표작이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백영수의 그림에 새로운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모로코 마라케시로 떠난 여행에서 만난 이국적인 건축물은 70대 중반의 백영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평생 동안 그려왔던 주제와는 다른 형태의 그림으로의 전환점을 제시했다. 1998년 '마라케시 풍경'은 2010년대까지 이어지는 건물 외벽의 질감을 묘사한 단순화된 평면적인 회화로의 출발점을 알리는 작품이다.


후반기인 2011년 작 '별'은 백영수의 가족 사랑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별을 보는 것을 좋아했던 아내가 추운 겨울에도 매일 별을 보러 나가자 하니 백영수가 "별을 그려줄테니 그만 나가라"며 '별'을 제작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군청색 바탕에 십자가 형태의 별이 촘촘히 박혀있고, 마치 별빛으로 빛나는 밤하늘을 보는 듯하다.


전시 관람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미술관 누리집을 통한 사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일 4회(10시, 12시, 14시, 16시), 회당 관람 인원은 40명으로 제한하며, 1인 최대 4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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