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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마이너스 유가' 또 올수 있는데…정유株 뛰어드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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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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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20달러대로 회복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정유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6월물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만기일이 다가오며 '마이너스 유가' 재현 우려가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S-Oil 주가는 연중 저점(4만8450원·3월19일) 대비 40.97% 회복했다. 같은 날 SK이노베이션은 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 23일(5만5100원)보다 무려 77% 상승했다.

정유주의 상승을 이끈 것은 개인투자자였다. 3월 중순 이후 이날까지 개인은 S-Oil 주식 92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952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기간 개인은 SK이노베이션도 2034억원 순매수했는데, 외국인은 마찬가지로 2758억원을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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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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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했던 국제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정유주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1.19달러(5.0%) 오른 24.7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 2주일 연속 상승세다. 4월 말까지만 해도 6월물 WTI 가격은 10달러대 초반이었다.

이에다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이 괴리율 급등을 이유로 거래정지되면서 투자처를 잃은 개인투자자들이 비슷하게 유가 영향을 받는 정유 기업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당분간은 정유사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S-Oil은 영업손실 1조7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발표했고, SK이노베이션 또한 영업손실이 1조7752억원에 달해 시장 전망치(-8318억원)을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1분기에만 총 4조원 규모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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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6월물 WTI가 만기일(19일)을 앞두고 있어 또다시 '유가 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5월물 WTI는 만기일인 21일을 앞두고 과잉 공급과 수요 급감으로 가격이 -37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원유 수요가 단기간에 늘어나기 힘든 만큼, 비슷한 기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의 바라니 크리쉬난 논설위원은 "4월 14일 $16을 기록했던 현물 가격은 고작 2주 사이 50% 하락했다"며 "5월물이 보인 움직임을 생각한다면 6월물은 그보다 심각한 처지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산유국의 감산으로 국제 유가 반등하면서 실적 회복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5월~오는 3분기 안에 복원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동산 OSP(원유 조달비용) 급락은 국내 정유사에 흑자를 가져올 것이고, 글로벌 정유설비 증설 계획이 미루지면서 정제마진 복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OSP가 1달러 하락하면, 한국 정유사는 1년간 9050억원 이익이 증가하는데, 올해 하반기 OSP는 4~5달러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오는 6월부터 한국 정유사에 횡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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