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지원금 횡령 혐의 70대, 2심도 무죄

법원 "김씨 혐의 무죄" 1심 판결 유지

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지급된 정부 지원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1일 열린 김모(75)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이귀녀 할머니에게 지급된 정부 지원금 2억8천여만원을 332차례에 걸쳐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이귀녀 할머니가 83세 고령으로 입국했을 때부터 자신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입원 치료를 받게 하는 등 유일한 보호자로서 비용을 부담했다"며 "이후 요양 시설 입소 때도 보살폈다. 지난해 12월 피해자 사망 이후 상주 역할을 하며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다.

이어 "이귀녀 할머니 아들 진모씨와 김씨가 서로 의형제를 맺기도 했다"며 "이 할머니가 모든 지원금의 처분권을 김씨에게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은 취지의 판단을 했다. 2심 재판부는 "검찰은 이 할머니 아들이 김씨에게 매수돼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이다. 근거 자료가 없다"며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살던 이 할머니는 김씨 도움으로 지난 2011년 귀국한 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김씨는 이 할머니 외에도 중국에 있는 다른 위안부 할머니 5명의 귀국을 도와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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