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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주민 폭행에 극단적 선택…경비초소 분향소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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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경비원 추모하는 아파트 주민들

"생전에 항상 밝고, 성실하시던 분이었어요.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오늘(1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주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어제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아파트 경비원 A씨를 추모하는 주민들이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경비 초소에 마련된 분향소에 모여 있었습니다.

분향소에는 국화꽃 한 다발과 막걸리, 향초가 조촐하게 마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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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초소 유리창은 "항상 친절히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돕겠다" 등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이 가득 붙었습니다.

분향소에 막걸리 한 잔을 따라 올린 아파트 주민 송 모(67) 씨는 "(고인은) 항상 주민들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새벽부터 빗자루를 들고 성실하게 일하시던 분이었다"며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너무 허망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연히 사람이 우선이지, 차가 뭐라고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며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것은 말도 안 된다. 가해자가 엄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주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A씨는 어제 오전 2시쯤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는 자신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쯤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50대 주민 B씨와 시비가 붙었고, B씨는 A씨를 폭행한 뒤 관리사무소로 끌고 가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했습니다.

B씨는 지난달 27일 A씨를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경비초소 안에 있는 화장실로 끌고 가 여러 차례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결국 이튿날 상해 혐의로 B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에 숨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건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B씨의) 소환조사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B씨는 자신이 이웃들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며 지난달 A씨를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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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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