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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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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피격·김정은 사망설'…북한 가짜뉴스 이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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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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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완공된 공장의 생산공정들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여러 곳을 돌아보시였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20일 만에 처음이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rodongphoto@news1.kr


[the300]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 같은 북한 관련 인포데믹(허위정보가 전염병처럼 빨리 퍼지는 현상) 해결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야 할 뿐아니라 경제적 이득을 위해서라도 허위소식을 확산하는 경우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일성 피격설, 김경희 독살설, 김영철 숙청설…또 반복된 북한 가짜뉴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는 11일 발간한 '북한 관련 허위정보 실태와 대응'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가 지난달 20일 건강이상설을 보도한 뒤 21일 CNN이 건강위중설을 보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신변이상설 관련 기사가 폭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김정은 신변이상설과 관련된 1000개 국내 기사의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CNN과 데일리NK가 관계도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일련의 보도가 두 매체의 기사를 상당수 인용하며 생산됐다는 걸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관련 가짜뉴스는 유사한 패턴을 거친다. 우선 국내 언론 및 해외 언론이 익명의 대북소식통발 뉴스를 전하면, 국내 정치권과 전문가 가세해 내용을 강화한다. 이후 국내 언론을 해외 언론을, 해외 언론이 국내 언론을 서로 인용하면서 최초의 소식통발 뉴스가 재생산, 확산되는 순환구조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맨 처음 기사 대비 변형된 '설'이 덧붙여지거나 증폭된다. 이런 순환은 북한 매체의 공식 보도로 발원지가 된 뉴스가 '오보'임이 확인될 때야 끝난다.

지난달 김정은 신변이상설과 유사한 북한관련 대형 오보는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게 1986년 11월 16일 보도된 김일성 주석 사망설이다. 당시 한 국내 언론이 일본 외교소식통 등을 바탕으로 김일성 피격·사망설을 처음 보도했다. 이 사망설은 같은 달 19일 김일성 주석의 몽골 국가원수 영접 공개활동 보도 뒤에야 해소됐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역시 남편 장성택이 2013년 12월 숙청된 뒤 국내외 언론의 위독설, 자살설에 여러차례 휘말렸다. 2015년 5월 11일엔 CNN이 고위탈북자를 인용해 김경희가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 2014년 5월 독살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후 국내 언론이 CNN을 인용, 탈북자나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김경희 독살설을 확산시켰다.

탈북한 박재경 당 부부장이 김경희를 독살한 걸로 추정된다는 고위탈북자 소식통 인용 보도도 뒤이어 나왔다. 하지만 지난 1월 김경희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일련의 신변이상설이 '오보'임을 6년4개월 만에 결국 확인시킨 것이다.

지난해 5월 31일엔 한 국내언론이 북한의 북미회담 책임자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숙청설을 보도했다. 이번에도 '대북소식통' 발로, 김영철이 노역형을 받고 북미협상 실무책임자 김혁철이 총살됐다는 내용이었다.

뒤이어 뉴욕타임스가 '워싱턴 관가에서 누구도 반박 정보를 언급하지 않닸다'고 보도하면서 국내 언론들이 이를 바탕으로 숙청설을 재확산했다. 그러나 보도 4일 후 김영철이 김정은 위원장 공개 활동에 동행한 모습이 북한 매체에 공개됐고, 이 보도 후 숙청설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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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설 명절 기념공연을 25일 삼지연극장에서 관람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공연은 최룡해 제1부위원장, 고모 김경희, 리일환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함께 관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고모 김경희가 공개석상에서 모습이 확인된 것은 7년 만이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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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북한 관련 정보 적극 공개해야

극동연구소는 "해외에서 국내로 가짜뉴스가 전파되는 경우 해외 유력 언론의 권위에 의존해 해당 내용에 대한 확인 과정을 소홀히 한다"며 "주요 외신도 세계 주요지도자들 사망과 관련해 정확한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짜뉴스를 만들고 퍼트리는 동기에 대해서는 "양극화된 정치적 진영 내에서 사이버 심리전적 의미와 경제적 이득 창출을 위해 대중을 현혹하기 쉬운 선정적 정보 생산과 유포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자의 경우,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득을 위해 목적의식을 갖고 사이버 심리전에 참전하는 것 같은 성격이 있다고 부연했다. 확산자의 경우,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와 함께 경제적 이득 창출을 목적으로 가짜뉴스를 확산하는 경우를 지적했다. 특히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경우가 심각한 경우로, 처벌이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연구소는 북한관련 허위정보가 인포데믹이 돼 남북관계와 남한 사회에도 영향력을 갖게 되는 중요한 사회문제라고 강조했다. 북한관련 허위정보는 최고지도자나 주요 정치 엘리트의 유고설, 처형설 등이 대부분인데 이 같은 부정적 신상정보는 남북화해를 지향하는 대북정책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북한의 비정상적 상태를 강조해 북한체제의 붕괴를 지향하는 성격을 갖는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연구소는 "정부가 북한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민간과 함께 정보의 진위여부나 해석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가능한 범위에서 북한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언론중재위원회 등에서 북한관련 허위정보를 제소하는 통로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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