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미래통합당 응원수건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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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8일 주호영 의원(60·대구 수성을)을 21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으로 택했다. 당내 최다선(5선), 풍부한 대여 협상 경험, 영남권 의원들의 지지 등이 당선 배경으로 꼽힌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과의 협상을 강조하면서도 ‘강한 야당’을 선언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과 같은 쟁점 현안 등에서 여야 대치가 예상된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4·15 총선 당선인 84명 중 과반인 59명(70%)의 지지를 얻어 25표(30%) 득표에 그친 권영세 당선인을 제쳤다.
통합당 당선인들이 ‘주호영호’를 택한 것은 경륜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등에서 원내 요직을 거쳤다. 반면 경선 상대 후보였던 권영세 당선인은 지난 8년간 원외에 머물러 4·15 총선 패배를 수습할 만한 능력을 검증받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초선 당선인은 “주 후보는 현안에 안정적으로 답했지만 권 후보는 준비가 덜 되어 보였다”고 했다.
총선 결과도 ‘주호영호’를 이끈 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당선인(84명) 중 56명이 영남 의원이라 대구 출신인 주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경선이었다. 앞서 충청권의 김태흠·이명수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포기한 배경에도 영남권 출신 정책위의장 후보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남권 재선 의원들은 대구·경북 표심 집중을 위해 정책위의장 후보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선 결과 영남 지역당으로 쪼그라든 통합당 현실에서 ‘주호영호’가 대구·경북(TK) 정당 색채를 짙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주 원내대표는 당장 177석 ‘슈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력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1대 국회 개원 협상에서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를 지켜내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문제도 당면 현안이다. 주 의원은 앞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수처 설치법을 반대해야 할 법안 1호로 꼽았다. 여당과 긴장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주 원내대표는 경선 전 토론회와 당선 기자회견에서 “거대 여당이 협치로 야당을 설득하는 것이 훨씬 빠를 수 있다”며 지론인 ‘강한 야당’을 우회 강조했다.
당내 최대 현안인 지도체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토론회에서 “선거 패배 반성 없이 치르는 전당대회는 분열적 요소가 많다”며 “기간을 좀더 주고 비대위로 가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기간을 줄인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논의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합당은) 가급적 빠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여부에도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총선 패배 이후 당 재건 방향을 제시하면서 그는 ‘스톡데일 리더십’을 거론했다. 스톡데일 장군은 베트남 전쟁 때 포로로 잡혀 사선을 넘나드는 수용소 생활 끝에 생환한 미 해군 3성 장군이다. ‘합리적 낙관주의’를 뜻하는 스톡데일 리더십은 위기대응 방안으로 자주 언급된다. 그는 “장기적으로 성공한다는 희망 반드시 가지되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면서 처절한 노력할 때만 살아난다”고 했다.
임지선·김상범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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