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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단체에 이용만 당해, 수요집회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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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 어디 쓰는지 몰라”…관련 단체 작심 비판

“국회의원하면 안돼” 윤미향 전이사장에 날세워

윤미향 “문제 빨리 해결하란 열망으로 받아들여”

정의기억연대, "성금 투명하게 공개, 책자발간 등에 사용"

중앙일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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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7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를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성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대구시 남구 대봉동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심한 듯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대협)와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회운동을 30여년간 해오면서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언론에 진솔하게 털어놓고 싶어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자신이 일본군에게 끌려갔던 기억을 풀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회고에 이어 매주 열리는 수요집회와 위안부 관련 단체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그는 “제가 1992년 6월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꼭 수요일마다 데모(집회)를 갔다. (집회에 가면) 초등학생들, 중학생들이 부모님에게 받은 용돈을 모아서 우리에게 줬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그런데 그걸 다 어디다 썼나. 식사하는 데 썼나? 아니다. 얼마 동안은 그렇게 썼지만, 주관 단체에서 썼다. 이걸 할머니들한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자신이 30년 가까이 위안부 관련 단체에 이용만 당했다는 취지로도 주장을 폈다. 그는 “정대협에도 3년 있었는데 벽시계 하나 사달라 해도 안 사줬다”며 “정대협 박물관을 짓는다고 하면서 내가 대표가 됐는데 대표 대접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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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8일 서울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2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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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2015년 한일협정 당시에도 10억 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데 (윤미향) 대표만 알고 있었다. 외교부도 잘못이 있다. 피해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그들만 알았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조직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그 부당함을 규탄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수요일마다 학생들이 공부도 못하고 나와 있는 건 절대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저는 수요 데모(집회)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이사장에 대해선 더욱 비판 강도를 높였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윤씨는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버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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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지난 3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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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말씀하신 건 오히려 저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열망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사실 이제 피해자가 수요집회에 나올 시기는 지났다고 저도 생각한다”며 “할머니 말씀은 이제 나는 못하겠으니 너희들이 알아서 해결해달라는 요구로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제가 (이 할머니에게) 전화해 처음으로 말씀드리니 너무 기뻐하셨고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남북교류도 빨리 하고 평양에 가서 행사도 많이 하자고 했다”며 “제가 늙어 죽을 때까지 이 문제 해결하는 현장에 있을 수도 있지만 제가 국회에 온 게 현장만 달라진 거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금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윤 당선인은 “평소에 성금을 전달받으면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올리고 피해자 지원뿐 아니라 쉼터 제공, 박물관, 책자 발간 등에 다 쓰였다”며 “일부 사람이 악의를 갖고 할머니의 약점, 서운함을 부추겨서 해프닝을 만들었다. 내일도 어버이날이라 찾아뵐 거다. 저희는 대립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고 했다.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성금은 정확하게 드렸고 (이 할머니가) 기억을 못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저희는 할머니가 상처 안 받게 하고 지켜드리는 게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피해자와 함께하는 운동이 이렇게 쉬운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정진우·권혜림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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