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5일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 ‘1개월 정직’ 통보
류 교수 “진지한 토론일 뿐…학문의 자유 억압” 반발
정의기억연대 "보다 강력한 처벌과 재방방지책 있어야"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9월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백양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강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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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관계자는 7일 “학내 교원징계위원회에서 (류 교수에 대한 1개월 정직 처분을) 결의해 지난 5일 류 교수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연세대 측은 류 교수에 대한 징계 발효 일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연세대 학칙에 따르면 ‘정직’은 중징계로 해당 기간 교수 신분은 유지되나 보수를 전액 받지 못한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해 9월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표현하는 등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고발당했다.
아울러 류 교수는 학생들이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하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자의 반, 타의 반”이라며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되물어 성희롱 논란을 샀다. 당시 류 교수는 “해당 발언은 성매매 권유가 아닌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해 보겠느냐’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연세대 총학생회와 사회학과 학생회 등이 류 교수의 발언을 ‘언어 성희롱’으로 교내 성 평등센터에 신고했으며, 이는 교원인사위원회를 거쳐 상위기관인 재단 교원징계위원회에 넘겨졌다. 이후 징계위에선 네 차례 회의했고, 최근 그 결과를 학교에 전했다.
류 교수는 이 같은 학교의 결정에 불복했다.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의 ‘직접적인 성매매 권유로 생각된다’는 진술은 당시 수업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녹음파일 및 녹취록에서 전혀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라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만 이어졌을 뿐이고, 학문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될 수 있는 원로교수에 대해 증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가공된 허위사실을 토대로 징계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이어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토론에 재갈을 물려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자 만들어진 사건이 단순한 언어 성희롱 사건으로 포장됐다”며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혹은 행정재판 등의 방법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징계 수위가 낮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총학생회 측은 이날 “학교 측 결정을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 전반적인 학생 입장 대변은 어렵지만, 총학생회의 입장에선 심히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도 연세대의 결정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역사적 진실을 추구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지닌 미래세대를 길러야 할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류석춘 교수에 대해 ‘교원 품위 손상’이란 명목으로 내린 1개월 정직 처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훼손된 인권과 명예 회복은 물론 진리의 전당인 대학의 품위 회복을 위해 보다 강력한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힘써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류 교수는 해당 발언으로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와 서민민생대책위원회로부터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도 당했다. 지난달 경찰은 류 교수를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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