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위안부 비하' 류석춘 교수에 정직 1개월…"수용 못해" 반발

지난해 9월 전공과목 수업 중 발언 논란

류석춘 "가공된 허위사실 토대로 징계 결정" 주장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강의 중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최근 학교로부터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가운데 류 교수가 해당 처분에 대해 불복한다는 뜻을 밝혔다.

7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학교는 교원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류 교수에게 1개월 정직 처분을 내리고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징계위는 "당시 수강생들도 '직접적으로 성매매를 권유한 것으로 생각', '명백한 성희롱 발언' 등의 진술을 했다"며 "이를 고려할 때 해당 발언의 대상자 학생은 물론, 당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이 사건을 성인지 사건으로 보았음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성적 모욕감을 느끼도록 한 언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해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로 본다"며 "해당 여학생과 수강생들의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사안으로 정직 이상의 중징계에 처할 수 있는 중과실로 봤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규정집에 따르면 교원 징계 수위는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으로 나뉜다. 정직 처분을 받게 될 경우 정직 기간 중 교원 신분은 유지하지만, 강의를 할 수 없고 보수도 전액 삭감된다.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연세대 징계위의 판단에 불복하며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혹은 행정재판 등의 방법을 최대한 활용해 진실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문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될 수 있는 원로교수에 대한 징계라는, 대학 내에서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면서 증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가공된 허위사실을 토대로 징계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안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토론에 재갈을 물려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자 만들어진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단순한 언어 성희롱 사건같이 포장됐다. 징계위 판단에 불복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위안부 관련) 직접적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며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또 강의 중 '위안부 피해자는 강제 연행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하는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해 성희롱 논란까지 더해졌다.

이후 올해 3월부터 여러 차례 징계위가 열렸으며, 지난달 말 열린 3차 징계위에서 류 교수는 '징계는 부당하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류 교수는 올해 1학기 '경제사회학'과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강의를 맡을 예정이었으나, 학생들에 반대에 강의를 맡지 못했다. 현재 해당 강의들은 대체 강사를 통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대학 측 징계와는 별개로 류 교수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정의기억연대와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류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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