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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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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죽더라도 경제재개"…트럼프 밀어붙이자 유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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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인들이 사망하고 병에 걸리더라도 경제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해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11월 대선에서 '경제 성과'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건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면서 무리하게 경제 재개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코로나19 핫스폿(집중감염지역)으로 부상한 가운데 성급하게 경제 재개에 나선다면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2단계 방침을 준비하고 있다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온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미국 주(州)별로 경제가 속속 재개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경제 정상화를 위한 대응 체제를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계획을 밝히면서 감염자·확진자가 나오더라도 경제 재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감염될 것이냐? 그렇다. 많은 사람이 심각하게 감염될 것이냐?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를 재개해야 하고, 그것도 빠른 시일 안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 국민은 전사"라며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곧 재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BC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며 "백신이 있거나 없거나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고, 우리는 정상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피닉스 방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38일 만에 이뤄진 첫 외부 행사로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외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해군 병원선 USNS컴포트호를 배웅하기 위해 버지니아주 노퍽을 방문한 3월 28일이었다. 경제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외부 행사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경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 행보는 대선 캠페인 활성화라는 의미도 있다.

애리조나주는 경합주 중 한 곳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지는 곳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활동을 못하는 동안 지지율이 많이 하락했다"며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3.6%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애리조나주는 올해도 경합주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닉스에 기반을 둔 조사기관인 OH 프리딕티브 인사이트가 4월 7~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9%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설문조사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2%포인트로 앞섰다.

경제 재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미국을 위대하게'를 되살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이전 미국은 올해도 잠재성장률로 평가되는 2%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4.8%(전기 대비 연율기준)로 집계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2분기에는 보다 큰 타격이 예상된다.

경제 재개도 중요하지만 보건당국이 비필수적인 여행을 연기하라고 요청하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활동에 나서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스크를 생산하는 기업인 허니웰인터내셔널 공장을 둘러보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는 쓰지 않고 눈을 가리는 투명 고글만 착용했다. 블룸버그뉴스는 "백악관 고위 관료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경제 재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17달러(20.5%) 급등한 24.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수요가 다시 시작되면서 유가가 훌륭하게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트랜 RBC 애널리스트는 "경제 재개방은 몇 주 전 역사적 저점으로 추락했던 원유시장에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불어넣었다"고 설명했다.

뉴욕 증시도 1%가량 상승세를 기록했다.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우위에 서면서 안전 자산은 가격이 떨어졌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0.66%를 보였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제 금값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2%(2.70달러) 내린 1710.6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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