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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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4일 서울시 성북구의 한 주택가에서 김 전 회장을 붙잡았다. 당시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이자 함께 잠적했던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과 이 주택가의 한 빌라를 빌려 머물고 있었다. 집 안에선 현금 1억3000만원과 현금 4억원이 든 돈 가방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소지품 중에서 열쇠를 하나 발견했다고 한다. 또 김 전 회장이 빼돌린 돈의 행방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 열쇠가 서울의 한 물품보관소의 열쇠라는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쯤 해당 물품보관소를 찾았다. 김 전 회장은 경찰에 체포될 당시 인터넷에서 500만~600만원을 주고 만든 가짜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신분증의 명의로 빌린 물품보관소였다. 그 안에는 대형 개인금고가 들어 있었는데 금고 안에선 만원권 1000만원 정도와 오만원권 54억9000만원이 담긴 여행 가방 3개가 나왔다.
김 전 회장은 이 돈에 대해 "재향군인회상조회에서 빼돌린 수표를 환전한 돈"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도 김 전 회장에게서 압수한 업무 수첩 중 한 권에 스타모빌리티와 재향군인회상조회 관련 금전 거래 내용이 주로 적혀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김 전 회장에 대한수원여객 횡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하면서 지금까지 압수한 현금 총 60억3000만원을 같이 송치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재무 담당 전무이사 김모씨(42) 등과 공모해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 일당은 이 가운데 80억여원은 수원여객 계좌에 되돌려 놔 실제 사라진 돈의 액수는 155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해 도피행각을 벌이던 올해 초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히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또 라임 사태와 수원여객 횡령 혐의 외에도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300억원대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고 있다.
한편 수원여객 횡령 건은 현재 수원지검에서, 라임 사태는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맡고 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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