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선 앞두고 신경전 본격화
통합당 4선 이상 중진들 만찬 회동 미래통합당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당 진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수 의원, 권영세 당선자, 홍문표 의원, 주호영 의원, 김기현 당선자, 정진석 의원, 조경태 의원, 서병수 당선자, 박진 당선자.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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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21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을 뽑는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영남 vs 비영남’으로 나뉜 다선 의원들 간 당내 구도 문제와 정책위의장 파트너 구하기 등으로 ‘눈치싸움’이 벌어지면서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단 충남지역 의원인 이명수(아산갑), 김태흠(보령-서천) 의원이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혔다. 3선인 김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가 우파정권 재창출 씨앗을 뿌리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자강론’을 주장해 왔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로 의견이 모이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고 했다. 4선인 이 의원도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당의 현실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 일정을 고려해 비대위 대신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기초체력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했다. 두 의원 모두 영남권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6일 공개할 계획이다.
원내대표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는 10명 안팎이지만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건 2명뿐이다. 총선에서 통합당이 싹쓸이한 영남지역과 ‘폭망’한 수도권 의원들 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남권에서는 “영남이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주류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수도권에선 “당이 수도권에서 참패하고서 어떻게 정권교체를 이루겠느냐”며 견제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후보군으로 꼽히는 4선 이상의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갑), 김기현(4선·울산 남을) 권영세(4선·서울 용산) 당선자의 ‘교통정리’가 큰 변수로 떠올랐다. 4선 이상 의원들은 3일 만찬 회동을 갖고 원내대표 경선 등 당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나 중진의원 중 누구에게 몰아줄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주 의원은 4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당선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영남 지역구에서는 ‘영남에서도 중앙정치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정서가 강하다”며 “다만 중진 의원들이 자리다툼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교통정리’ 가능성이 있다. 아직 출마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는데, 지금은 화합에 방점이 찍혀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했다. 반면 권 당선자는 “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 쇄신의) 명분은 (영남보다) 수도권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당선자는 영남권 포섭을 위해 조해진 당선자(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조해진 당선자도 출마를 고심 중이고 유의동(3선·경기 평택을) 장제원(3선·부산 사상) 의원도 이름이 거론된다. 조경태 의원(5선·부산 사하을)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당 대표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4선 이상 의원 3명이 모두 출마하게 된다면 정책위의장 선택에 따라 판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인 주 의원과 김 당선자는 정책위의장으로 수도권·충청권 인사를, 서울의 권 당선자는 영남권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 당선자가 많은 영남권에서는 재선 의원까지 포함하면 선택지가 다양하지만 상대적으로 수도권·충청권 의원은 수가 적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야 best@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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