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완공된 공장의 생산공정들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여러 곳을 돌아보시였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20일 만에 처음이다.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
‘위중설’에 ‘사망설’까지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김 위원장인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하면서다.
외신들은 이같은 소식을 일제히 보도하면서도 김 위원장이 모든 루머를 종식시켰다고 평가하거나,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 확인할 수 없다며 의문을 표하는 등 각종 추측을 쏟아냈다. 또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을 복귀 무대로 택한 것은 핵무기 개발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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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루머 종식" VS "진위 여부 확인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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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김 위원장이 20일만에 평양 인근 비료 공장의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북한 관영 언론이 보도했다”면서 “김 위원장의 부재에 심각하게 위독하다는 루머가 세계로 퍼졌는데, 모두 막을 내리게 됐다”고 전했다.
CNN은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뒤에 서 있고, 김 위원장이 리본 커팅식을 하고 있다”면서 “CNN은 사진이 진짜인지, 언제 찍힌 사진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축사가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온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앞서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 위중설'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조선중앙방송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도 “별도로 이를 확인할 순 없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이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소식에 대한 질문에 “나는 김정은에 대해 아직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그에 관해 할 말이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김 위원장이 살아있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해달라는 질문에도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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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0일간 종적 감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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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 위원장이 그동안 종적을 감춘 것은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 정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이같은 이유로 원산에 가 있었던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주변 인사들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자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원산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WP는 한미 당국 관계자들이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뒤로도 북한내 신호정보 증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망설에는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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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무대 '순천인비료공장' 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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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 위원장이 복귀무대로 순천인비료공장을 택한 것은 핵무기 개발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가렛 크로이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뉴스위크에 “순천인비료공장은 2017년 7월 북한이 두차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할 당시 기공식을 한 곳”이라면서 “다른 공장에서 시험용 우라늄 추출을 했다면 이 곳에선 완공으로 전면적인 추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순천에는 우라늄 광산이 위치한 데다가, 농업용 인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인산을 이용해 우라늄 추출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평상에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여태껏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금수사태양궁전 참배에 참석하지 않자 건강이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17일 북한전문매체가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심혈관 시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보도를 했고, 이튿날 CNN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은 전세계로 확산했다.
이후 38노스가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달 21, 23일, 29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원산에 정차돼 있다고 공개되면서 원산 체류설이 퍼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김 위원장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데다가 북한 관영 매체 또한 직접적으로 이같은 루머를 반박하지 않으면서 건강이상설은 지속돼왔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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