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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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서 그동안 거론된 사망 또는 건강이상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2일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한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모습은 누군가 주장하듯 혼자서 걷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도 아니었고, 이미 숨을 거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이은 사망설은 그가 2012년 공식 집권 이후 매년 해왔던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 기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으면서 발단이 됐다.
특히 30대 중반임에도 지나친 비만과 심장병 등 가족의 유전적 병명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이슈였고, 이 때문에 악성 소문과 왜곡된 정보는 전염병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는 ‘인포데믹’ 현상을 불러왔다.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의 시작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언론에 보낸 분석자료에서 “김 위원장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이는 검증되지 않은 ‘내부 소식통’ 등을 내세운 탈북민과 보수 매체, 보수 유튜버들의 주장들이 이어지는 나비효과를 낳았다.
이후 국내 보수 성향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달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향산특각에서 치료 중”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탈북민인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는 말이 덧붙여졌다. 더불어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 등의 발언까지 온종일 뉴스포털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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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북한 권력에 대한 기초 정보와 실상에 어두운 외신들에 의해 김 위원장 건강에 대한 왜곡된 정보는 더욱 증폭됐다.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는 미국 관리를 인용한 미 CNN 보도가 나온 후 블룸버그 통신, NBC방송, 폭스뉴스 등에서 ‘심혈관계 수술을 받았다’ ‘심장 수술 후 정상생활을 못 하고 있을 수 있다’ ‘미 정부가 김 위원장의 유고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갖고 있다’ 등 위독설에 이어 급기야 후계 구도를 ‘차기 북한 통치자는 김씨 일가에서 나올 것’이라고 거론하는 보도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한편 그동안 한국 정부는 김정은 건강이상설과 사망설을 일축하며 “특이동향 없다”고 밝히고, 심지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관련 정보를 종합해 ‘특이동향 없음’이라는 권위를 실은 결론을 내렸다.
북한도 20일 내내 반응하지 않은 채 김정은 위원장의 건재와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우회적으로 알리는 모양새를 유지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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