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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친김이냐 반김이냐…'김종인 싸움' 된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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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계파 경쟁이 아니라 ‘김종인 싸움’이 돼 버렸다”(미래통합당 중진 의원)

통합당의 지휘봉을 누가 잡느냐를 놓고 내부 수 싸움이 시작됐다. 치열한 수 싸움의 중심에는 ‘김종인 비대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난제가 놓여있다. 지난 4월 28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출범을 의결하고도, 당사자인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4개월 임기’를 거부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이 뒤숭숭하다. 이 난제를 해결하는 후보에게 당내 표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원내대표 도전자들은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부터 동료 의원들에게 공개 선언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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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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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후보군의 견해는 첨예하게 갈린다. 앞서 5선의 서병수·주호영·정진석 당선인, 4선의 권영세 당선인, 3선의 유의동 당선인 등은 김종인 비대위에 손을 들어줬다. 서 당선인은 “김 전 위원장이 세대교체를 하고 시대정신을 접목하면 힘 있는 보수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고, 권 당선인도 “하루 빨리 김 전 위원장의 수락을 받아내야 한다”고 했다. 이들 중 한명이 원내대표 레이스에서 승리하면 4개월 꼬리표를 뗀 김종인 체제가 닻을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김종인 비대위를 접어야 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5선의 조경태 의원은 가장 적극적인 ‘반(反)김종인’파다. 4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온 3선 조해진 당선인도 외부인 통제를 벗어난 ‘자강론’을 외치고 있다. 김태흠(3선) 의원도 그간 수차례 “김종인 비대위 대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들이 원내 지도부에 입성하면 김종인 비대위는 ‘미결’ 딱지를 떼고 좌초될 공산이 크다.

김종인 비대위에 호의적이었다가 중립 혹은 반대로 선회한 후보군도 있다. 당 일각의 김종인 비토론이 거세지면서다. 김종인 비대위에 긍정적이었던 3선의 장제원 의원은 최근 “미련을 버리자”고 했다. 주호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은 될 수 있겠다고 여겼는데, 김종인 체제를 둘러싸고 당이 내분에 휩싸이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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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통합당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당시 회의장 단상의 의사봉.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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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정진석 당선인(왼쪽)이 나경원 의원(왼쪽 세번째)에게 꽃다발을 주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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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은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과거 당권 경쟁은 후보의 계파, 지역, 개인기에 따라 당락이 갈렸다. ‘친이 대 친박’ 혹은 ‘친박 대 비박’과 같은 계파 힘겨루기나, ‘영남 대 비영남’ 등 지역 대결이 벌어지는 일이 흔했다.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받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인지도와 4선 여성의원이라는 타이틀로 경선을 뚫은 케이스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 대한 관심은 온통 ‘김종인 비대위’에 쏠려있다. 친박 인사들이 대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당의 계파 구도가 깨진 데다 김종인 비대위를 놓고 혼돈이 이어지자 “김종인 비대위부터 매듭지어 달라”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후보들에게 제1공약으로 '김종인 비대위 찬반'을 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선 레이스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당선인들은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조해진 당선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 중 하나에 반드시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김태흠 의원과 무소속 상태인 권성동 의원도 도전 의지를 밝혔다. 다만 권 의원은 복당 문제가 얽혀 있어 출마 여부가 불확실하다. 통합당 관계자는 “8일로 예정된 경선이 당선인 총회 등을 거쳐 앞당겨질 수도 있다. 다음 주 초쯤에는 후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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